펀드수수료 인하가 최선의 해결책?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펀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식시장 하락으로 펀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는데도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는 수수료를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펀드수수료 인하보다 투자자들이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부터 점검하고 수수료 체계도 그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펀드투자자의 손실에도 불구,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이 고액의 수수료를 챙겨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펀드수수료 조기 인하를 유도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인터넷 펀드관련 모임에선 현행 펀드 수수료의 절대액수의 높고 낮음을 개선하는 것에 앞서 투자자들이 받고 있는 서비스체제의 개편을 통해 불완전 판매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일선 판매사 창구에서 많이 가입되는 펀드 투자방식은 적립식펀드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까지 펀드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자 적금 대신 적립식펀드를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일시에 목돈을 입금하는 거치식과 달리 현재 은행의 경우는 매월 몇만원의 적립식펀드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별도의 펀드가입 창구를 마련하고, 전담으로 상담하는 곳도 있지만 적립식펀드의 경우 실제로 일반 창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적립식펀드의 비중은 22% 정도이지만 전체 계좌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적립식펀드 판매 계좌수의 7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자동화기기 업무체계 확대로 일선 창구직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번호표 들고 기다리는 고객을 마냥 기다리라고 만들면서까지 긴 시간동안 펀드 상담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구조가 복잡한 파생상품펀드의 경우 고객들에게 구조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한 펀드들의 지급불이행 사태로 열린 수익자총회에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큰 손실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그러나 상품구조에 대한 이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가입한 은행 등 판매사의 브랜드를 믿고 투자했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인터넷 펀드투자자 모임에선 "은행 등 판매사들이 기본적인 펀드 유의사항 등을 책자로 배포하거나 홈페이지에 사전교육물을 올리는 등 투자자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과연 몇명이나 이를 활용해 펀드에 가입하는지 의문이다. 판매사의 책임을 벗어나려는 면피성 배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판매사 입장에선 정부가 비과세혜택을 통해 적립식 주식형펀드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 수수료율로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가령 적립식펀드에 가입해 매월 10만원씩 1년 불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으로 따지면 120만원, 평균잔고는 60만원이 된다. 여기에 판매수수료는 1.5~2.0%라고 한다면 판매사가 연간 가져가는 보수는 9000~1만2000원 가량이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소액 적립식펀드 가입자의 판매수수료 수준으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액 투자자들에겐 펀드서비스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고액 펀드투자자들 역시 비싼 보수에 비해 제공받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조충현 네이버 펀드판매사 카페매니저는 "현재 정률제 펀드수수료 제도는 소액이나 고액 투자자들 모두에게 불만을 야기하고, 나아가 불완전판매를 막기가 어렵다는 게 현실"이라며 "펀드 활성화를 위해선 택시요금과 같이 기본 수수료에 서비스 체감도에 따라 요율을 달리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수료를 서비스 수준에 따라 차등화할 경우 판매사 입장에서도 서비스 경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