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상품 관련株 급락..펀드 떠난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혜미기자] 올 하반기부터 지속된 상품가격 하락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이래 상품가격은 평균 39% 급락했고, 19개 원자재를 기초로 하는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지난 10일 하루동안에만 6.6% 하락, 사상 최대낙폭을 기록했다. <이 기사는 13일 오후 2시 57분 실시간 금융경제 터미널 `이데일리 마켓포인트`에 먼저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를 이용하시면 이데일리의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수 있습니다. > 특히 원유와 알루미늄, 대두 등의 가격 하락은 알코아 등 관련 기업 실적은 물론 관련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자릿 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견디다 못한 펀드들의 폐쇄와 이탈이 잇따르면서 상품시장은 약세가 더 오랫동안 지속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증폭되고 있다. ◇ 펀드 순매수포지션, 지난 2월 이래 감소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한 주 동안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 순매도 포지션보다 24만3822 계약 더 많았다. 매도보다 여전히 많긴 하지만 지난 2월 말 순매수 포지션이 133만 계약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려 82%나 감소한 규모다. 또 상품 관리자산은 기존 2700억 달러 규모에서 지난 3분기 2110억 달러 규모로 감소했다고 바클레이즈 캐피탈이 지난 8일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상품 인덱스와 연계된 자산과 거래소를 통한 상품 규모 등을 포함한 것이다. 조디스 게인스체이스 상품애널리스트는 "모든 시장에서 다량의 청산이 일어나고 있다"며 "투기물량이 한쪽으로 쏠린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순매도 포지션은 특히 밀과 커피에 많이 몰려있다. ◇ 상품가격 하락..관련주도 급락세 상품가격 하락으로 스틸과 금속 등 관련 업체들의 주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도 무너지면서 엑손 모빌은 지난주에만 20% 급락했다. 상품관련주 하락은 자원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서 두드러진다. 루코일과 가즈프롬을 포함한 상품 관련주들은 올해 63% 폭락했다. 페트롤레오 브라질레이로와 발레 도 리오 도체가 견인하는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도 지난 5월 최고수준보다 52% 급락했다. 미국의 경제사정이 한동안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상품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0.1%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한편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윌리엄 오닐 로직어드바이저스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까지 상품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며 "은행들은 경제회복 시기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전세계 경기가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펠드스타인 전국 경제연구소 명예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3,40년보다 더 긴 경기 후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펀드 `상품시장 이탈` 가속화될까 투자자들의 상품 선호도가 감소할 지 여부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많은 전문가들과 금융 컨설턴트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유와 기타 원자재 강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자랑해 온 브로커리지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품가격 하락으로 투자를 철회한 대표적인 경우가 블랙록이다. 블랙록은 지난달, 3200만 달러 규모의 상품전략펀드를 10월 말까지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4년간 운용해 온 펀드의 폐쇄를 "현재 시장 상황" 때문이며 여러 곳의 채권 발행업체들의 리스크로 인한 어려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그러나 최근 상품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이 다른 자산군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라면서, 다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강세가 유지될 것인지 여부를 떠나 펀드들이 상품시장에서 투자를 철회하게 되는 것은 개별 펀드의 자금 여력이다. 최소 1년 이상 펀드를 유지하고서도 장기적인 관점을 따라갈 자신이 있다면 포지션은 유지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청산은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 상품투자와 관련한 은행대출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펀드 이탈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