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우리은행장 "서브프라임 손실 모두 털어냈다" (이데일리)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잠재손실을 모두 털어냈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자산담보부증권(CDO) 투자금액중 95%인 5억달러를 지난해 이미 손실 처리해 더이상의 관련 손실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CDO 투자 33건중 12건은 아직 가치가 살아있어 일정부분이 미래에 이익으로 환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우리은행이 국내 금융회사중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이 가장 많았던 이유는 특별히 투자비중이 높았기 때문이 아니라 해외 투자 규모 자체가 컸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박 행장은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에서 도덕적 해이가 없었는지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벌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도덕적 해이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CDO 관련 정보와 전문성이 부족했고 판단력이 모자랐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갓 시작한 투자은행(IB)업무를 원점으로 되돌리기보다 경험을 활용해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우수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특유의 결단력을 감안할 때 IB분야의 미래를 밝다"고 장미빛 전망을 내놨다. 이어 "우리은행 IB부문은 5억달러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 처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000억원의 이익을 냈고, 올해는 1조원을 벌면 된다"며 공격적인 IB사업을 펼쳐나갈 뜻을 피력했다. 박 행장은 IB사업 강화와 더불어 해외진출도 활발히 추진, 현재 39개인 해외 지점수를 2012년까지 120개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행장의 이번 뉴욕 방문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다. 한국인 MBA 출신중 20명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그는 "해외진출은 한국 지상사가 많은 지역을 우선 순위로 두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러시아와 중국에 진출한데 이어 브라질 상파울로에도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박 행장은 "한국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개입 시기는 늦었고, 방법도 과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공격적인 금리인하,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 구체책 등을 통해 이 사태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연말이 지나면 서브프라임 사태는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보증보험, LG카드 등 국내 최대 부실기업의 정상화를 진두지휘했던 박 행장은 "웬만한 문제는 시장의 기능에 맡겨야 하지만 서브프라임 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반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경우에는 정부가 초기부터 과감하게 개입해야 한다"며 정부 개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행장은 "한국은 지난 2003년 발생한 LG카드 사태에서 6개월 전에만 개입했다면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그렇게 하지 않아 `가래`로도 못막는 뼈저린 아픔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이 외국인들에게 절대지분이 넘어간 외국인 은행으로 변모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행장은 "과거 포스코와 국민은행의 국민주 방식은 외국인에게 절대지분을 넘겨주는 잘못된 결과를 낳았다"며 "마지막 토종은행인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국내자본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국내 최대의 기업금융 은행인 만큼 민영화의 여파는 소매금융에 강했던 국민은행 등과 다를 수 밖에 없어 시기 뿐만 아니라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정부가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행장은 "금산법 완화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130조원에 달하는 국내 산업자본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영화 지분중 30%은 대기업 컨소시엄, 30%는 중소기업 컨소시엄, 나머지는 펀드 등에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