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100弗 유가보다 두려운 악재(펀드)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유가 급등 악재의 출현으로 막판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선 채 마감했다. 장중 최고가도 갈아치웠다. 유가 급등은 장중 상품주의 강세를 부르며 뉴욕 증시를 떠받치는 `호재`로 작용했으나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를 넘어서자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악재`로 돌변했다. `종가 기준 100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유가 급등의 의미는 크다.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월가가 고대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에서도 악재 중 악재라 일컬을 만 하다. 그러나 유가가 100달러선을 오래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어서 유가 급등은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난방철이 끝나가는 2분기는 전통적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인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 저변에서 뉴욕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악재는 유가 급등보다는 신용 불안감이다. 이날 장중 상승폭을 제한하고, 장막판 낙폭을 키운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부터 지겹도록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신용 악재이기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탓에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이날도 신용 악재가 줄줄이 쏟아졌다. 크레디트 스위스가 29억달러의 추가 자산상각을 발표했고, 리먼 브러더스는 1분기 당초 전망치보다 큰 규모인 13억달러의 부실자산을 털어낼 것으로 예고됐다. 문제는 신용 위기가 새로운 시장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금융권의 손실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출발한 신용 위기가 자산담보부증권(CDO)의 대규모 부실을 넘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인 채권보험사(모노라인)로 번져 뉴욕 증시의 목줄을 옥죄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에는 상업 부동산 시장과 사모펀드(PEF)의 대규모 바이아웃 자금줄이었던 차입매수(LBO) 관련 유동화 증권시장, 경매방식 채권(Auction Rate Securities)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리먼 브러더스의 손실 확대 전망에 자리잡고 있었던 요인은 CDO가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악화였다. 뉴욕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하 및 경기 부양책 효과가 반영되는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이에 따른 바닥론을 버팀목으로 웬만한 신용 악재를 견뎌내고 있지만 사태가 임계점을 넘어설 경우 신용 악재가 대형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뉴욕 주식시장이 쉽사리 바닥을 찍고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마크 파도 스트래티지스트는 뉴욕 증시가 월가 금융기관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오는 4월까지 랠리를 펼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기관들이 복잡한 신용 파생상품의 옥석을 명확히 밝히기 전까지 뉴욕 주식시장이 새로운 추세를 확정짓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