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엿보기)작은 것이 아름답다 `유리스몰뷰티` (이데일리)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지난해 120%가 넘는 경이적인 연수익률로 화제가 됐던 펀드가 있다. '유리스몰뷰티'. 이 펀드는 유리자산운용이 지난 2004년 8월에 설정해 지난해 중소형주펀드 바람을 일으켰던 주식형펀드다.

하지만 올들어 중소형주 시세가 다시 바닥으로 내려앉으면서 이 펀드는 순간 투자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8개월여 후. 이 펀드는 8월 월간 수익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며 다시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펀드 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기준 유리스몰뷰티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6.24%로 전체 성장형펀드 중 가장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

이 기간 유형평균 수익률이 3.21%, 코스피 지수 상승율이 3.25% 였던데 비해 2배에 가까운 초과수익을 냈다.

설정 후 2년간의 누적수익률도 180.31%로 유형 평균 72.52%에 비해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 규모(순자산가치 기준)는 현재 481억원으로, 1200억원까지 급증했던 지난해 말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맹위를 떨치던 중소형주 시세가 올들어 급격히 하락했고, 이로 인해 수익률 급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환매해 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이 펀드의 성장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혁혁한 수익률이 투자자들 사이에 회자되면서 9월부터 이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빨라졌고, 급기야 그해 10월에는 운용상의 부담을 고려해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작은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펀드

'유리스몰뷰티'는 펀드 이름대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믿고 있다. 작아서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시장 평가에 비해 내재가치가 더 큰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이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이 펀드는 시가총액 1000~2000억원 정도의 중소형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는 섹터펀드"라며 "중소형주 경우 유동성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이 펀드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다소간의 운용 스타일 변화는 있었다. 지난해의 경우 소형주 투자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올 2월을 기점으로 중형주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소형주와 초소형주 비중이 99%를 차지한 반면 최근 2~3달동안 중형주 비중이 20~30%대로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말 이후 수익률 급락과 수탁고 감소로 고심하던 판매회사들이 "펀드 유동성 보강을 위해 중형주 비중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해온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 팀장은 "유동성 문제에 대한 판매사들의 우려를 반영해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형주 비중을 높이긴 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여전히 유동성보다는 기업의 내재가치에 집중하는 펀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중소형 가치주는 시장과 같이 갈 수 없기 때문에 시장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며 "내재가치가 큰 종목은 언젠가는 제값을 찾아갈 것이란 믿음을 가진 인내심 있는 투자자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유리스몰뷰티가 투자대상 리스트로 뽑은 200여개 유니버스내 종목을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중 대략 30~40개 정도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오고 있다. 종목 편입은 철저한 기업탐방과 리서치를 거친 후 결정하게 된다.

현재 이 펀드 운용팀의 구성원은 총 5명으로, 이들은 매주 7~8개 기업을 탐방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올 7월말 현재 주요 편입종목들을 살펴보면, 서부트럭터미널, 화천기공, 삼익THK, 신세계I&C, 무림제지, 인지컨트롤스, 한국개발금융, BYC, 제이브이엠, 송원산업 등에 펀드 자산의 5~6%씩을 투자하고 있다.

◇'유동성' 문제는 여전히 풀기 힘든 숙제

앞서 언급한대로 '유리스몰뷰티'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펀드 수익률 회복 때문이었다. 특히 8월 중반 이후 수익률이 탁월했는데 당시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에 비해 크게 상승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를 돌아보면 이 수익률이 과연 편입 종목들의 가치 회복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좀 더 따져볼 구석이 있다. 당시는 장하성펀드가 시장 전면에 등장하며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리스몰뷰티펀드가 장하성 펀드의 수혜를 직간접적으로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 투자사실을 알리면서 대주주의 보유주식비중이 크고 거래량이 부족한 저평가 종목을 지목한 것과 유리스몰뷰티펀드가 주로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의 스타일이 일견 유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시장에서는 장하성펀드가 공격할만한 종목들을 찾기에 혈안이 돼있다. 낙점 가능성이 회자되기만 해도 주가는 급등하기 일쑤다.

이 펀드가 올초 유동성 우려로 급격한 수탁고 감소를 경험했지만 유동성 문제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다. 펀드 편입종목들은 여전히 다른 펀드나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가령 유리스몰뷰티펀드에서 가장 편입비중이 큰 서부트럭터미널의 경우 펀드내 편입비중이 7%에 육박하지만 여타 주식형펀드에서는 단 0.1%도 편입하지 않고 있다.

펀드 유동성 문제는 주식시장이 강세거나 온건한 양상을 보일 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증시가 급락할 때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투자한 주식을 내다팔고자 해도 거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호가를 더 낮출수 밖에 없게 되고, 이럴 경우 펀드 수익률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이 펀드는 놀라운 수익률에 현혹된 단기투자자들이 몰린 경향이 있었다. 지금 남아 있는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장기 투자를 각오했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여겨진다.

앞서 인종익 팀장이 언급한대로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믿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펀드가 바로 유리스몰뷰티다.

그나마 최근 펀드 사이즈가 적정 규모로 줄어있는 점은 유동성 확보면에서 오히려 다행스런 면이 있다. 적어도 펀드가 편입 종목들의 주가에 대한 영향을 줄일 수 있어 운용상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우엔 유리스몰뷰티와 같은 중소형주펀드들로 자금이 크게 쏠리면서 "투자기업의 가치가 평가받기 시작했다"기 보다는 "투자기업의 주가를 펀드가 끌어올렸다"다고 해도 과연이 아닐 정도였다.

향후 펀드 수익률 전망에 대해 인종익 팀장은 "지난해 대형주와 중소형주간 밸류에이션갭이 크게 줄었다가 올해들어 다시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라며 "이는 결국 중소형 가치주의 상승 가능성이 다시 재부각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 전망은 어느때보다 밝다"고 말했다. <자료 협조 제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