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략)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이데일리)

입력 : 2006.08.02 08:10 [이데일리 증권부] 현 주식시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한마디로 집약하면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는데도 주식시장의 장기적 상승 동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이에 대해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지만 그것은 완만하며 일시적이고 주식시장의 장기적 강세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2004년 이후 상승 과정에서, 장기적 강세의 전례로 미국의 80년대 초반 상황이 예로 들어진다. 당시 미국의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유사했고 금리 하락에서 촉발된 적립식 펀드의 확장이 비슷했다. 장기 강세장 직전에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했다는 것도, 오랫동안 주식시장이 1000포인트를 저항선으로 하는 장기적 횡보를 거듭했다는 것도 역시 비슷했다. 이러한 전례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 전망에 대한 희망의 싹을 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장기 상승에 대한 전망은 당장의 현실을 보지 않는다는, 대공황 당시 유효수요 부족을 고려하지 못하고 시장원리가 해결해준다는 식의 낙관에 대해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 굶어 죽는다`는 케인즈의 질타만 떠올리게 한다. 당장의 어두운 현실 앞에서 장기적 전망은 설자리를 잃고 만다. 이처럼 도대체 25년 전의 상황과 다를진대 과거로 시계를 돌려 현재를 분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주식시장에서 작동하는 기본적 심리 변화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은 70년대의 1000포인트 저항을 뚫고 올라선 이후 보여준 미국 다우지수 궤적이 현재 우리 증시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단 미국 다우지수는 82년 10월에 1000포인트를 돌파하고 나서 84년 1월까지 15개월 동안 역사적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84년 1월에 고점을 형성하고 나서야 6개월의 조정 기간을 거쳤다. 우리 증시는 2005년 6월에 1000포인트를 넘어서고 나서 11개월간 강세장을 이어오다가 5월 이후 급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미국의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보면 분명 우리 증시의 조정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우선 5월 이후 조정 기간이 80년대 미국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이후 강하게 조정을 받았을때의 조정 기간에 비하면 짧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에 대한 우려감은 깊이와 폭을 확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우리 증시는 과거 미국 증시가 보여주었던 장기적 강세의 궤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고 6월 중순의 저점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과거 80년대 미국 증시의 조정기간이 비교적 길었지만 하락률에 있어서는 KOSPI의 주가 하락률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당시 다우지수는 13% 하락하였지만 KOSPI는 저점 기준으로 17%를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여전히 적립식 펀드를 축으로 하는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80년대 미국 증시와 궤적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근거이다. 물론 경기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지만 일시적 경기 조정이라고 판단한다. 즉 현재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7월의 수출증가율 둔화는 8월의 회복을 위한 2보 후퇴에 불과하다. 자동차 부문의 파업 영향을 제외한 수출 호조세는 여전히 강하다.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의 강한 성장 기조 속에서 한국의 수출 증가세는 앞으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아울러 2분기 성장률의 둔화는 건설경기 침체에 원인을 두고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 등이 오히려 반전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80년대 미국 증시가 1000포인트 돌파 후 첫 시련을 겪는 과정을 살펴보면 현재 우리가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경기 모멘텀이 우리 증시의 장기적 전망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80년대 초반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할 당시에는 호조세를 유지했다.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증시도 이를 빌미로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하강이 과거 70년대와 달리 마이너스로의 추락이 아닌 연착륙의 양상을 보이자 주가는 이에 앞서 한단계 상승 도약을 먼저 시작했다. 우리의 경제성장률(QOQ)은 2분기중 저점을 형성하고 3분기 이후 완만한 상승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80년대 초반 미국 증시의 예를 기준으로 보면 증시의 단계적인 저점 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외국인의 매물 압력을 받으면서 저점을 어렵게 그리고 단계적으로 높이는 과정은 길게 보면 비상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위원) 이데일리 증권부 stock@edaily.co.kr ▶증권부의 다른 기사/칼럼보기 <저작권자©이데일리- 1등 경제정보 멀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