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재테크)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상진 칼럼니스트]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는 최백호의 왕년의 히트 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가 생각 난다. 경제사에 거의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주요 투자 대상인 다섯가지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 즉 주식, 부동산, 원자재, 채권, 헤지펀드가 바로 이들이다. 일반적으로 이들 자산 사이의 상관관계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상당히 낮은 편이다. 예를 들면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원유와 미국 주식 가격의 상관성은 거의 제로였다. 특히 금과 주식은 오히려 마이너스 0.09의 상관관계를 나타냈었다. 그런데 지난 6개월 사이 미국 주식시장과 원유의 상관관계는 0.26으로 올랐고 금과는 0.43으로 껑충 뛰었다. 원유와 금의 상관 관계도 지난 5년 사이 0.09에서 금년 들어 0.58로 급상승 했다. 뿐만 아니라 개도국 주식시장과 선진국 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고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도피처였던 헤지펀드(Hedge fund)마저 최근 3개월 동안 맥을 못쓰는 형편이다. 이러다 보니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전통적 투자이론인 포트폴리오의 분산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여러 논란이 있지만 이러한 자산 간의 동조 현상은 일단 세계적 과잉 유동성이 주범으로 꼽힌다. 시중에 돈이 너무 많다 보니-당신과 내 주머니를 제외하고- 돈이 된다 싶으면 어떤 자산이든 심지어 예술품에도 투자가가 몰려들기 마련이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자산 가격에는 적정가치를 웃도는 거품이 끼게 되고 유동성을 흡수하면 즉 금리를 올리면 경기후퇴를 염려한 상당수의 투자가들이 한꺼번에 안전한 자산으로(여기서는 미국 국채 및 현금성 자산을 의미함) 도피하면서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추세적일까? 무책임한 답변이지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버냉키가 인플레이션에 집착해 금리를 지나치게 올려 미국 경기가 심각한 불황으로 빠지고 글로벌 경제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면 그렇다. 한편 미국 경기가 연착륙을 하고 유럽을 위시한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가 탄력을 받는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와중에 나의 재테크 전략은 어떻게 해야 되나? 이미 세계적인 하락추세로 접어들었고 자산 중에서 가장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에 대해서는 ‘Stay where you are’이다. 다만 부채를 일으켜 혹은 확실한 지식 없이 투자한 자산이 있다면 적당한 시점에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길을 잃으면 그 자리에 서 있는 게 상책이다. 안 그래도 무더운 여름인데 움직이면 땀만 난다. 잠시 그늘에서 쉬자. 더위가 한풀 꺾일 때까지. (신영투자신탁운용 전무) 이데일리 이상진 칼럼니스트 sjlee@shinyoung.com ▶이상진 칼럼니스트의 다른 칼럼보기 <저작권자©이데일리- 1등 경제정보 멀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