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순의 생활 속의 펀드)주식형, 부자들의 상품이라고요?(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재순 컬럼니스트] 우스갯소리로 고스톱 판에서 최종적으로 누가 돈을 따는가 물어보면, 여러 가지 설(說)이 있지만 -예컨대, 처음 치는 사람, 무조건 고(Go)하는 사람, 아니면 그냥 개평 뜯는 사람 등 - 다수의 경우 자본력이 든든한 사람, 즉 돈 많은 사람이 딴다고들 한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돈 많은 사람들의 자금력이 그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만 보면 주식형 펀드는 부자들이 투자할만한 상품이다. 우리가 확실하게 아는 것 중에 하나는 주가는 반드시 하락하겠지만, 또 반드시 상승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믿음이다. 그리고 이 기간을 든든한 자본력을 가지고 버티고 인내하면 돈을 벌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는 점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주식이 부자들의 상품인 데는, 세금부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 주식형 펀드의 주요 수익원인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를 통해 높은 기대수익을 갖으면서도, 금융종합소득과세를 걱정해야 하는 부자들에게 있어서 금융소득으로 잡히는 과표가 줄어든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유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펀드와 세금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펀드에서의 과표 산출 재테크는 세(稅)테크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절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펀드에서도 당연히 세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은행예금에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은행예금은 이자소득 전체를 대상으로 세금이 산출된다. 그러나 펀드는 투자하는 자산의 형태에 따라 세금의 부과여부가 달라진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펀드가 투자하는 자산은 크게 주식과 채권으로 나눌 수 있다. 주식투자는 주식을 매매하면서 발생하는 차익과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나누어주는 배당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채권투자 역시 채권의 매매를 통해 발생하는 차익과 채권에서 확정적으로 나오는 이자수입이 있다. 주식과 채권의 매매차익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자본이득(capital gain)이라고 하며, 주식의 배당과 채권의 이자수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수입이자(income gain)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장 및 등록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주식매매차익 외의 주식의 배당, 채권의 매매차익, 채권의 이자수입만 과세대상인 것이다. 주식형은 그 자체로 절세형 상품 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과 채권에만 투자하는 채권형으로 나눌 수 있다. 채권형에서 수익은, 채권 등의 매매와 이자수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채권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익은 과세표준 대상이 된다. 펀드의 가치가 기준가격이므로 기준가격 상승분만큼이 과표인 셈이다. 그러나 주식형 펀드는 조금 복잡하다. 주식형의 수익은 주식매매, 주식 배당, 채권 등의 매매, 채권 등의 이자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펀드의 수익을 나타내는 기준가격의 상승분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주식매매차익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다. 즉, 채권형처럼 단순히 기준가격 상승분 전체를 과표로 해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운용회사는 펀드의 기준가격과 별개로 과표기준가격을 산출하고 있다. 과표기준가격은 세금을 부과할 목적으로 주식의 매매차익을 제외한 세금 부과 대상이 되는 주식의 배당, 채권의 매매 및 이자수입 만을 계산해 산출하는 가격이다. 그러나 주식형펀드의 수익은 대부분 주식매매차익에서 발생한다. 특히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펀드일수록 상대적으로 과표기준가격은 작기 마련이다. 즉, 주식형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은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가 받아가는 세후수익률도 높게 된다. 예를 들면, 아래 표는 현재 운용중인 성장형 펀드의 실제 사례이다. 일자 기준가격 과표기준가격 2005.10.25 1225.43 996.53 2006.04.25 1466.39 1004.32 증감 340.96 7.79 2005년 10월 25일 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6개월 후인 2006년 4월 25일 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했다면 이 투자자의 세전수익률은 30.30%[(1466.39/1225.43 -1)× 100] 이다. 1억을 투자했다면 약 3,030만원에 해당하는 세전수익금이 발생한다. 만약 이 금액이 모두 과표였다면 세율 15.4%에 따라 약 467만원을 세금으로 떼며, 실수령액은 약 2,563만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펀드의 과표기준가격 상승분은 7.79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투자자의 실수령액은, 과표기준가격 상승분 7.79원에 해당하는 약 78만원의 과표에 세금 12만원(78만원 × 15.4%)을 제한 약3,018만원이다. 전체를 과표로 했을 때와 차이가 무려 455만원(467만원 - 12만원)에 달한다. 수익이 발생했을 때, 그 자체로 절세효과가 있고 이러한 절세효과 만큼이 바로 투자자의 수익으로 연결됨을 알 수 있다. 일자 기준가격 과표기준가격 2005.10.25 1291.32 992.04 2006.04.25 1613.18 1005.06 증감 321.86 13.02 한편 배당주 펀드의 경우 과표기준가격은 일반펀드보다 조금 높게 나타난다. 주식의 배당이익이 그 만큼 높기 때문이다. 표에 나타난 배당주 펀드의 경우, 전체 기준가격 상승분에 대한 과표기준가격 상승분의 비율이 4.0%로 위에 예를 든 펀드의 2.6%보다 다소 높다. 즉, 배당주펀드의 과표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형 펀드에서 과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 액티브 펀드건, 배당주 펀드건 높은 편은 아니다. 따라서 과표에 따른 세금을 걱정하기 보다 펀드의 스타일에 따른 투자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주식형의 경우 투자 손실을 보더라도 과표기준가격이 상승하는 이상 원금손실과 관계없이 세금을 내야 된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