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략)펀드 환매의 의미 (이데일리)

주가가 1300선대 초반에서 쇼생크 탈출을 하듯 벗어났지만 다시 풍랑을 만났다. 탈출의 끝에는 장밋빛 증시와 자금유입이 아니라 의외의 자금유출이 기다리고 있었다. 1300선이 붕괴될 누란의 위기에서도 꿈쩍 않던 증시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실질예탁금은 5일동안 6310억원이 유출됐고 주식형 수익증권은 5100억원이 빠져나갔다. 그 동안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던 펀드의 환매러쉬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마저 생기고 있다. 더구나 최근 언론은 연일 해외 인기펀드 소개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국내 펀드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펀드의 부각은 `나만 보물을 못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투자자의 조바심을 자극한다. 해외증시는 마치 블루오션처럼 거론된다. 이러한 경향은 일차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급등세와 관련이 있다. 국내 증시의 급등으로 인해 대안투자를 찾아 나서고 있는 자금이 해외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수적으로는 풍부한 국내 부동자금이나 원화강세를 저지하려는 정책적 의도와 맞물린 유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최근의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의 연속적인 감소나 해외펀드의 인기는 우리 증시가 더 뻗어나가는데 있어 강력한 도전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자금의 이탈이 확대된다면 주가의 상승세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부분적인 펀드 환매는 오히려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통과의례로 판단된다. 해외펀드 투자의 경우 응당 받아들여야 할 국제 분산투자의 수단이지만 최근의 위험선호형 해외투자는 그 확장세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식형 수익증권의 감소는 1300선대 초반에서의 잠재적인 환매압력을 소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누적된 환매 압력이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해소된 것이다. 이것은 주가가 고점대비 20%이상 하락할 때 서둘러 나타나는, 악순환을 수반하는 환매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최근의 부분적인 환매는, `환매 급증과 주가 하락`이라는 대량 펀드투매(fund-run)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시작이 아니라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선순환 구도로 접어들기 위해서 거쳐야 할 진통으로 판단된다. 해외펀드의 경우 국제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 저감형 포트폴리오 구축보다는 위험선호와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멘텀 투자에 가깝다. 해외투자의 확산은 국제 분산투자에 있어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본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연초 한국 증시의 부진이 인도를 포함한 해외증시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지만 따지고 보면 한국증시와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증시는 분산투자 대상이 되기에 부적합하다. 오히려 이제는 한국 증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특히 한국 증시의 낮아진 변동성은 기대수익률의 하락분을 상쇄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적립식펀드의 초기 성장국면에 존재하던 과도하게 높은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는 자금이나 위험이 큰 해외펀드에 투자하려는 자금유입은 주춤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수익률은 낮아졌지만 낮은 변동성에 만족하는 자금유입을 바탕으로 주가는 완만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띨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주가수준으로 인해 악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호재라고 보기도 어려워진 1분기 실적발표와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이슈 등으로 임계치를 테스트할 환율 등을 감안할 때 주가의 상승탄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이 때가 진입기회라는 판단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