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총재인선 긍정적..정책일관성 기대" (이데일리)

"과잉유동성 면밀한 점검 필요..시장과 교감 늘려야" 이성태 새 한은 총재 내정, 채권시장 반응 입력 : 2006.03.23 18:43 [이데일리 이학선 이승우 황은재기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채권시장은 이성태 부총재가 새 한은 총재로 선임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40년 가까이 한은에 몸담으면서 익힌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 부총재가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로는 과잉 유동성과 그에 따른 자산가격 문제가 꼽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차례나 금리를 올렸어도 집값문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등 넘치는 돈이 국내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과 교감을 확대하는 것도 숙제로 남겨졌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박승 한은 총재가 시그널링 기능을 강화한 것처럼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권고했다. ◇"정책기조 이어질 것" 한은 사정에 밝은 이 부총재가 새 총재로 임명되면서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일부 `매파적(Hawkish)`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공동락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정통 한은맨으로 한은 내부 사정에 밝고 금통위원으로 통화정책에 결정에 참여해온 점 등의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도 박승 총재 시절과 같은 통화정책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한은 출신이 부총재를 거쳐 총재가 된 점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약간은 매파적 성향이 있지만 경기와 물가 등엔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넘치는 돈이 문제다 이 부총재가 해결해야할 현안으로는 과잉유동성 문제가 첫째로 꼽혔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기관의 6개월 미만 단기수신은 435조원으로 금융기관 전체수신의 절반을 웃돈다. 지난해 10월 이후 한은이 3차례나 금리를 올렸지만 단기 부동화 현상은 좀처럼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박 총재도 고별 간담회에서 부동산 문제를 언급했는데 과잉유동성 문제는 한은 통화정책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고 이 문제로 통화정책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며 "신임 총재가 풀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은 "과잉 유동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저금리 탓이었는지 아니면 사회적, 정치적 영향인지 생각해야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한은 나름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과 시장, 대화가 필요해" 금융시장과 대화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핵심과제 중 하나로 거론됐다. 최근 한은의 시그널링 기능이 강화되면서 한은과 금융시장이 엇박자를 내는 일이 줄었지만 채권시장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투신사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통화정책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제흐름 등에 대한 시장과의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며 "박 총재도 최근 1년 사이에 세련된 의사소통을 해왔는데 이 점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총재뿐 아니라 콜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들도 시장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지원 JP모건 박사는 "한은 총재 뿐 아니라 금통위원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유럽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에서 금통위원들에 관한 정보가 다 알려져 있는데 우리도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독립성 강화해야 이밖에 전문가들은 한은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해 명실상부한 통화정책의 중심기관으로 서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한은법 개정으로 부총재가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되는 등 한은의 위상이 한단계 올라갔지만 여전히 경제부총리의 재의요구권이 남아있는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앞서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통화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분이 총재로 임명됐기 때문에 전문성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런 가운데 한은 독립도 꾸준히 추진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