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법 잊었나`..채권금리 5일째 상승(이데일리)

매수에 나서기에는 아직 불안하다는 시장의 심리로 채권 금리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 금리가 비교적 크게 오른 상황이라 추가로 상승하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다는게 많은 시장참가자들의 심정 토로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나빴다. 장 초반부터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은행의 매도가 거세자 현물 금리도 힘없이 따라 올랐다. 이날 국고채 3년물 체결가 고점은 4.99%. 이번주는 4.80~5.00%의 박스권 상단을 시험할 것이라는게 시장의 예상이었지만 주초 아침부터 금새 턱밑까지 도달했다. 미국의 이달 금리인상이 확실해 보이고, 일본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도 신경이 쓰였다. 한국은행은 콜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코멘트가 걱정스러웠다. 장기 투자기관들은 매수에 나서기까지 금리가 더 오르길 바라는 눈치. 투신은 지난 주 금리상승에 호되게 당한 터라 몸을 사렸다. 장외시장에서 국고채3년물 5-3호는 4.95~4.98%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인 끝에 전날보다 6bp 상승한 4.98%에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 5-5호는 5.14~5.19%의 범위를 움직이다 역시 전날보다 6bp 상승한 5.17%에서 멈췄다. 10년물 5-4호는 5.40%를 기록해 전날보다 7bp 올랐다. 증권업협회는 국고채3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을 전날보다 5bp 오른 4.98%, 국고채5년물도 5bp 상승한 5.17%에 고시했다. 국고채 10년물은 8bp, 20년물은 7bp가 각각 오른 5.41%와 5.69%로 집계됐다. 통안채 2년물은 4bp 상승한 4.92%, 1년물도 2bp 오른 4.59%였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지난주말보다 11틱 하락한 108.18에 마감했다. 108.22로 출발해 이내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08.20을 하향돌파했고 하루종일 약세권에 머물렀다. 다만 장중 108.11까지 떨어졌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이며 마감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은행이 초반부터 매도에 나서며 3235계약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이 1767계약을 팔았다. 반면 증권사가 2394계약을 순수하게 사들여 낙폭 줄이기에 일조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7일 통안채 입찰에서 2년물 2조원, 182일물 1조5000억원 등 총3조5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통안채 만기도래 규몬느 364일물 1조5000억운과 91일물 6800억원등 총 2조1800억원이다. 재정경제부가 실시한 국고채3년물 입찰은 1조6700억원이 4.98%에 낙찰돼 무난한 편이었다. 응찰액은 3조800억원을 기록했다. ◇ 불안감 가시지 않은 시장.."조금 비싸게 사더라도 서두르지 말자" 아침부터 강하게 나온 은행들의 선물 매도로 이날 시장 상황은 이미 결정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물이 크게 밀리자 현물 금리도 덩달아 올라갔고, 국고채 입찰이 잘 끝나면 흘러내릴 것이라던 금리는 높은 수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장 막판 선물이 낙폭을 제법 줄였지만 현물시장에는 약발이 미치지 못했다. 약할 때는 같이 약했다가 반격은 따라 가지 못하는 형국. 금리레벨이나 스프레드 축소 부담은 줄었지만 선뜻 매수에 나서는 곳이 없었다. 이유도 가지 가지였다. 국내 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주에 비해 레벨 부담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주변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최근에는 장기금리도 오르는 분위기라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선 위로 크게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적지만 박스권 상단이 지켜지는 것을 확인하고 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신사는 투신사대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호소다. 투신사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무겁다며 무거울 수 있고 하여튼 크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 주에 포지션을 꺾은 곳들은 다소 여유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곳들은 손해를 적지 않게 봤다"고 전했다. 채권을 사기도 그렇고 팔기도 그런, 어중간한 레벨이란 생각이다. 지난 주에 포지션을 일부 정리한 투신사의 경우 자금여유가 좀 있는 편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도 못한 형편. 투신사 채권펀드들의 듀레이션은 보통 1.2~1.4년 정도로 중립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칭펀드 중심으로 듀레이션을 2월에 늘려 잡았던 투신사들의 경우 지난주에 호되게 당해 매수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매도규모는 줄었지만 외국인들의 선물 포지션 정리는 여전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 선물사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매도가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선물 만기를 앞두고 강한 매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롤오버 부담을 줄이는 시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 추가 매도도 힘들어..소강상태속 매수타이밍 타진 당분간 금리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매수나 매도나 모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도 금리 상승폭에 비해 일중 변동폭은 매우 좁았다. 선물사 한 브로커는 "5%에 근접한 금리수준에서는 신규로 나올 물량이 크지 않다"며 "결국은 시장이 언제 안정되고 매수세가 유입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금리가 내린다고 해도 이미 저점을 4.80%에서 확인한 뒤인데다, 국제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어 그정도 까지 재차 내려가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신규 매수도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변곡점은 한국은행 금통위와 선물 만기를 전후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선물사 브로커는 "외국인 선물 매도는 미국 장기금리와 환율 등의 상황을 받을 수 있어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선물 만기일이 지나면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선 투신사 채권운용 본부장은 ""약세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돼야 입질이 시작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국고3년 금리가 4.98% 수준인데, 4.96% 정도로 내려간다고 해도 매수에 크게 부담이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하고 사자는 심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금리에서는 캐리 매력이 그렇게 돋보이는 것도 아니고 한편에서는 목요일(9일) 금융통화위원회 코멘트가 나쁘게 나올 리스크가 남아 있어 금통위전까지는 장이 흔들리면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매수를 유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