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략)선진시장으로 가는 시험대 (이데일리)

최근 주가 폭락사태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불과 일주일 만에 세상이 180도 변했는지 그 많던 상승논리는 온데간데 없는 것처럼 보인다. 또 환매 걱정이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고 펀드는 보유주식을 팔기에 바빴다. 이 모든 변화가 불과 한 주 만에 발생했다. 물론 원화 강세나 유가 상승 등 펀더멘탈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변수가 시장을 괴롭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주가 급락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꺼지는 냄비시장의 한계를 다시 노출한 것인가? 동료 직원과 함께 환매 걱정을 하고 있는데, 한편에서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은행에서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투자수익을 원금에 더해지는 이자로 생각하고 있고 3년 만기까지 절대 해약(?)하지 않기 때문에 환매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 반대의 얘기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불과 1년 만에 너무 높은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수익을 지키겠다는 욕구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시 조정에도 참지 못하고 곧바로 환매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장기투자를 권하는 수많은 논리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투자자는 펀드투자를 은행적금과 동일시 하거나 아니면 단기수익 극대화에 골몰하고 있는 것 같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요즘 일부에서는 레이싱(racing) 펀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동차 경주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기 때문에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간다는 의미이다. 펀드 수익률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듯이 장기간 시장에서 살아남아 대표펀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더불어 안정성도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시장이 신흥시장이라는 딱지를 떼고 선진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애널리스트의 객관적인 분석, 개인투자자의 성숙한 투자의식, 운용철학 및 스타일에 충실한 펀드 문화`가 삼위일체 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선진시장으로의 도약 여부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시험기간이다. 한편 이틀 간의 주가 상승으로 인해 공황심리에 의한 주가 하락은 빠르게 복원됐다. 상투적인 표현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조정기간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기간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접근해야 할 것 같다. 기간조정 과정에서의 과제는 본질가치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다. 업종으로 보면 금융과 소비업종이 우위에 있을 것 같다. 내수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