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순의 생활 속의 펀드)2006년 펀드시장 전망(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재순 컬럼니스트] 1년 전 펀드시장 전망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다른 한해를 전망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2002년 대~한민국을 외칠 때가 생생한데 어느새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있으니 시간이란 녀석은 남의 속도 모르고 매정하기도 하다. 2005년 펀드 시장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양적팽창’의 해(年)였다고 할만하다. 수익률이면 수익률, 수탁고면 수탁고,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질적 변화에 대한 토대도 마련해 주었다고 본다. 철학적(?)으로 양적팽창이 극에 달하면 질적인 변화를 수반한다고 한다. 책상의 다리를 자르고 자르면, 결국에는 책상이 널빤지가 되는 질적 변화가 수반되는 것처럼… 2005년 질적 변화들을 열거하자면 적립식 펀드 투자문화, 다양한 스타일 펀드의 등장, 투신권 구조조정의 마무리 등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채 불안하게 던져져 있다. 흙으로 도자기 모양만 성형해 놓았을 뿐이며, 하나의 완성품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가마니 속 건조라든가 유약칠이라는 더욱 힘겨운 과정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06년도는 양적팽창을 질적인 변화로 이어가게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제도적 변화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2005년 펀드 시장의 급격한 팽창이, 마치 소변 누고 지퍼 안 채운 것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그런 점에서 2006년 올 한해 시장을 차분한 마음으로 정리해 보고 대응해 보는 혜안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판매채널의 다변화 2006년 가장 큰 화두는 역시 판매채널의 다변화일 것이다. 지금까지 펀드 판매가 창구 영업에 그쳤다면 이제는 ‘찾아가는 펀드 판매’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 FP(Financial Planner)들의 펀드판매와 전문 펀드판매 중개회사의 등장이 그 중심축에 있다. 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방문판매를 통하듯이, 펀드에 대한 정보도 방문서비스를 통해 1:1전문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기존의 보험FP들이 보험 상품에 한정된 생애설계를 그렸다면, 이젠 상품성만 있다면 모든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와 결합된 생애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경쟁력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판매서비스의 질적 제고 영향 이러한 변화들은 기존 판매조직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며,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에 따라 판매사간 우열이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운용회사의 펀드 직접 판매도 나름대로 한 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직판이라 함은 펀드 판매시 판매회사를 끼지 않고 운용회사의 인터넷 등을 통해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판매수수료나 보수가 없어져 그만큼 투자자의 투자비용이 싸질 뿐만 아니라, 판매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 놓여있는 중소형 운용회사가 운용성과만을 토대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대형판매채널의 무언의 압력과 투자비용 등의 문제로 빠른 정착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어엿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며, 이는 결국 판매회사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판매회사는 투자자들이 자신을 통해 펀드에 가입할 때 어떤 점들이 좋은 지를 다양한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증명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사를 찾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질 수 있다. 퇴직연금, 그 이상의 의미 2005년 12월부터 시작된 퇴직연금 제도는 2006년 이후의 장기적인 화두라 할 수 있다. 퇴직연금 시행은 퇴직연금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 이상의 중요한 변화를 예고한다. 먼저 투자문화의 빠른 정착을 기대할 수 있다. 장롱에 돈을 쌓아두는(은행의 정기예금 등) 데 치중되어 있는 자금운영을 적극적인 투자시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으며, 단기간의 투자문화 역시 장기화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특히 개인별 자산설계컨설팅 시장이 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줄 것이다. 퇴직연금 제도를 발판삼아 자산운용 전문기관은 근로자의 개별적인 컨설팅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근로자의 개별자산이 투자화 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다. 이는 금융선진국 상당부분의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을 통해 자신의 다른 금융자산까지 펀드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자산배분 재조정이 필요한 시기 2005년 펀드 시장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일등 공신일 것이다. 그러나 2006년에도 2005년과 같은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99년 이후 연단위 수익률 추이를 보면 한 해 걸러 고수익과 저수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목표수익을 낮춰 잡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배분 차원에서 채권형에 관심 가져 볼만 이러한 관점에서 채권형에 대한 관심을 높여볼 필요가 있다. 채권의 경우 2005년이 고난의 터널이었다면 2006년은 다소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리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점과 함께 금리상승이 상당부분 이루어져 왔고, 이는 그만큼 채권가격이 저렴해 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한다 하더라도 2005년도와 같은 민감도로 펀드수익률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배분에 대한 접근은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2006년 한 해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그 이상의 장기간을 염두에 두고 자산배분 조정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투자스타일에 따른 적극적인 펀드 선택 2005년이 다양한 형태의 펀드가 자리를 잡았던 시기라고 한다면, 2006년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스타일에 따른 투자를 활용할 시기라 할 수 있다. 현재 주식형의 스타일은 크게 배당주형, 중소형가치주형, 대형혼합/성장주형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체로 배당주형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에 목표를 두고 있어 투자위험이 낮은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은 주가가 하락하는 시점에 양호한 방어력을 보인다. 가치주 펀드는 배당주 펀드보다 좀 더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하는 대신 이에 따른 위험도 높다. 향후 주식시장이 대형주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 대형주 펀드의 투자에 대한 비중도 무게 있게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정확하게 시장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스타일이 다른 펀드에 분산투자하되 향후 시장전망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즉, 과거의 펀드 선택이 수동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시장전망에 대한 나름대로의 안목을 가진 투자자라면 좀 더 적극적인 펀드 선택이 유용할 수 있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은 펀드의 투자스타일에 따라 기대수익과 위험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 단순하게 수익률이 높다 낮다라는 식으로 투자에 집착한다면 어렵사리 만들어 진 스타일 펀드에 대한 이점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해외투자펀드 확대 펀드 시장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산투자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이중 중요한 대안이 해외펀드이다. 사실 해외펀드는 2005년에도 적지 않은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2004년은 브릭스, 2005년은 친디아가 그 중심축에 있었다면, 2006년에는 좀 더 다양한 지역과 섹터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해외투자가 증가하는 데에는 해외자산운용회사의 본격적인 국내시장 진입과 무관하지 않다. 해외 유수의 은행인 씨티은행, HSBC 등이 공격적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피델리티 등 해외자산운용회사도 국내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FOFs 관심 높아질 듯 또한 국내 자산운용회사도 해외FOFs 형태로 해외 펀드에 대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 본격 소개된 해외 FOFs는 2005년에는 환율위험과 상대적인 낮은 수익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2006년에는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수익이 낮아지고, 분산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대해 볼만한 상품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추세적인 저금리와 안정적인 노후설계에 따른 것이라면 2006년에는 그 이유로 인해 새로운 투자문화가 정착되는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자산운용업과 관련된 다양한 제도적인 변화들이 예고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혼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06년도에는 높은 수익보다는 적절한 위험관리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위험에 대해 인식하고, 이에 극단적이 아닌 합리적으로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결국 펀드 시장의 질적인 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적어도 2006년도에는 ‘적립식 펀드의 이율은 몇%예요?’,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무조건 좋은 펀드 아닌가요?’, ‘주식형에 1년 투자할 건데요’ 등과 같은 질문들이 자취를 감추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