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모건스탠리 CEO 퍼셀 사임(edaily)

(정명수 뉴욕특파원 ilight@edaily.co.kr) 입력 : 2005.06.14(화) 00:51 00'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모건스탠리의 필립 퍼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만 회사에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두달 반을 끌어온 모건스탠리 경영권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모건스탠리 이사회는 찰스 나이트 이사를 중심으로 퍼셀 후임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퍼셀이 내년 3월 이전까지는 현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퍼셀의 즉각적인 교체를 주장했던 일부 주주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퍼셀은 "계속되는 인신공격과 유례없는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눈길을 견뎌내야만 했다. 회사를 떠나는 것이 직원들과, 고객, 주주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1세인 퍼셀은 1997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증권 브로커 회사인 딘 위터 간의 110억달러 합병을 주도한 인물이다. 딘 위터 CEO 출신인 퍼셀은 합병 후 모건스탠리 인맥과 치열한 권력투쟁 끝에 합병 회사의 CEO 자리에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모건스탠리 측의 존 맥 사장을 축출하기도 했다. 구 모건 인맥들은 퍼셀의 경영에 비판적이었고, 회사 수익이 떨어지자, 올들어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 헤지펀드를 담당하는 스콧 스피렐리는 지난 1월5일 브로커리지 부문과 신용카드 부문의 실적 악화가 퍼셀의 경영 때문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3월에는 8명의 전직 모건스탠리 임원들도 "합병 시너지가 전혀 없고, 4년간 주가가 하락했다"며 퍼셀의 사임을 요구했다. 동시에 주요 인력들의 회사 탈출이 잇따랐다. M&A 전문가에서부터 유럽 시장 담당자까지 올들어서만 55명이 모건을 떠났다. 8명이 한꺼번에 와코비아로 옮기는 사례도 있었다. 퍼셀은 "실패로 끝난 리만브라더스와 시어슨의 합병을 거울 삼아 `합의`에 의해 회사를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구 모건 인맥들의 공격과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퍼셀은 궁지에 몰렸고, 결국 사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퍼셀은 살로만브라더스의 존 굿프랜드, 시어슨의 피터 코헨, 시티그룹의 제이미 다이먼 등 합병 후 추방된 CEO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기업 실적의 측면에서 퍼셀의 사임은 동정의 여지가 없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20%나 감소했고, 주요 부문에서 골드만 등 경쟁자들에게 열세를 보였다. 90년대 후반 주식시장 버블기에 딘 위터는 1만500명의 직원을 자랑하는 월가 최고의 증권사였지만, 지난해 마진은 8%에 불과해 메릴린치가 기록한 1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모건스탠리 주가는 12개 아멕스 증권지수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5년간 모건 주가는 1.2% 하락했으나, 아멕스 증권지수는 15% 상승했다. 골드만삭스가 4.9%, 메릴린치가 14%, 리만이 19%, 베어스턴스가 20% 상승하는 동안 모건은 뒷걸음질만 쳤다. 스스로를 `언짢은 늙은이들` 이라고 부른 전직 모건스탠리 임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들은 퍼셀을 비난하는 전면 광고를 신문에 냈으며, TV 방송을 통해서도 퍼셀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 사장인 로버트 스콧을 새로운 CEO로 선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모건을 투자은행 부문과 브로커리지 부문으로 나눠, 투자은행 부문은 모건스탠리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고, 분리된 증권중개, 자산관리, 신용카드 부문은 퍼셀이 운영하도록 하자고 요구, 사실상 합병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퍼셀은 이들을 `경로우대 시민(senior citizens)`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이사회도 퍼셀 지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퍼셀의 연봉은 45% 늘어난 2250만달러였고, 지난 5년간 연봉은 1억330만달러에 달했다. 모건 이사회는 그러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수익성 개선의 기미가 전혀 없는데다, 주요 인력들의 이탈도 계속되자, 퍼셀의 사표를 받고 말았다. 모건 이사회의 찰스 나이트 이사는 "전직 임원 중에 CEO를 선임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Copyrightⓒ 2000-2005 e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