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자 해외서 10조 까먹었다 (이데일리)

채권투자자 해외서 10조 까먹었다 288억불어치 사서 94억불 잃어..손실률 33% 2003년 한해 빼곤 매년 손실만 쌓여 [edaily 강종구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그동안 외국채권에 투자하면서 이익은 커녕 약10조원의 누적 손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환율 안정 등을 위해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채권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노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003년을 빼고는 사실상 외국 채권을 사서 재미는 커녕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손해만 본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통계편제를 시작한 지난 1988년부터 지난해말까지 국내 투자자(한은 외환보유액 제외)가 순매수한 외국 채권(파생상품 제외)은 287억8150만달러에 달하나 보유잔액은 193억6000만달러에 불과해 94억2150만달러 가량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채권투자가 몰매맞은 이유는 환율이 최근 수년간 지속하락해 현재 1000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채권매입 당시 환율을 적용할 경우 원화 기준 손실규모는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보유잔액은 각국의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가격의 변동을 고려한 시가기준으로 94억여원에 이르는 손실에는 매매로 인해 발생한 손실과 시가평가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한은에 따르면 94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 중 대부분이 중장기 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8년부터 1년 이상의 중장기 채권을 276억달러어치 사들였고 이중 85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맞봤다. 단기채권은 11억6000만달러 가량을 순매수하는 동안 8억90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전체적으로 손실률이 무려 33%에 달해 사실상 투자원금의 3분의 1정도를 날린 셈이다. 중장기 채권은 31%가량을 손해봤고 단기채권은 77%를 날렸다. 한은 관계자는 "보유잔액은 사실상 확정통계로 정확한 금액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순매수 금액은 2003년까지는 확정된 값이고 지난해 수치는 잠정치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미국이 6월부터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금리도 같이 상승하는 바람에 채권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이 늘어났을 것"이라며 "최근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주로 장기채권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금리변화에 따라 손해나 이익이 모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채권투자로 인한 손실이 통계상 나타난 수치보다는 크게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스왑계약 등 파생상품을 통해 금리변동 위험을 헤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내 한 증권사 국제채권 운용책임자는 그러나 "과거에 일부 기관들이 유행처럼 러시아나 중남미 채권에 투자했다가 한꺼번에 큰 손해를 본 적이 있다"며 "아직도 일부 기관의 경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GM과 포드사태에서도 일부 국내 대형 기관이 큰 손해를 입었거나 입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