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요+투기세력`..유가 기록경신 불가피 (이데일리)

`과수요+투기세력`..유가 기록경신 불가피 WTI 55달러 돌파 56.46달러..사상최고치 경신 중국의 석유수요 증가에 투기자금 유입 [edaily 김현동기자] 국제 유가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유가가 현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할지, 일시적 급등후 상승세가 꺾일 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유시장의 근본 구조가 바뀐 상황에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유가가 어느 수준까지 상승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전망이 없는 상태다. ◇추가 상승 불가피..휘발유 수요 관건 WTI가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지난해 10월의 직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게 됐다. 문제는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이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41달러, 2.6% 오른 배럴당 56.46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장중 56.50달러까지 상승, 1983년 WTI 선물 도입이후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종전 사상 최고치는 지난해 10월24일 55.67달러였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유가 상승을 억제할 요인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부사장은 "그동안 유가가 상승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올 여름 전세계 원유 수요는 3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휘발유 수요가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 지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 플린 부사장은 "올 여름 휘발유 성수기에 수요를 맞출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석유 등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종전에 평균 유가가 평균 30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유가가 60달러대를 향하는 상황에서는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수밖에 없다. 글로발시큐리티의 갈 러프트는 "증산의 영향으로 유가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40달러선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시장 구조변화..`초과수요`+α 유가의 추가 상승과 함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지난해부터 제기된 `초과수요`라는 석유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부시 대통령은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고, 공급은 점차 부족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필 플린 부사장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어났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세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소비국인 중국의 올해 석유 소비량은 일일 50만배럴로 전년보다 7.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수요에 더해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자금의 원유시장 진입도 또다른 변수다. 에너지 머천트의 부사장인 에드 실리에르는 "석유시장에는 새로운 자금이 엄청나게 유입된 상황이고 이들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들 투기세력들은 단기 펀더멘털을 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OPEC 증산 회의적..57불 위협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달부터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국제원유시장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OPEC의 증산조치는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였다. 더구나 하루 50만배럴 증산으로는 시장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주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은 불타는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26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는 290만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도 190만배럴 감소했다. 피맛USA의 마이클 피츠패트릭은 "OPEC의 증산결정은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며 "공격적인 투기세력이 유가 랠리를 주도하고 있으며,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재고문제보다 공급 설비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만 에너지의 애널리스트인 에드 마이어도 "유가가 그동안 엄청나게 오른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대부분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며 "OPEC의 증산 규모가 너무 적고, 증산 조치가 시기적으로도 늦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