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국 투기자본 규제 강화해야"(이데일리)

[edaily 강종구기자] 투기성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은행에서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박승 한은총재가 외환시장의 역외 투기세력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발언한 바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은내 연구기관인 금융경제연구원 국제경제팀은 15일 `투기성 외국자본의 문제점과 정책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투기성 외국자본이 단기 투자이익을 극대화 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며 "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적절한 규제 와 방어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민간연구소에서 외국 투기자본의 폐해에 대한 지적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한은에서 이와 관련한 보고서가 제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승철 팀장을 비롯해 국제경제팀이 총동원해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서 한은은 투기성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 자본시장 전면 개방으로 유럽은 물론 영미 국가들보다 완화돼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내 투기성 외국자본의 문제점으로 우선 투자대상 기업의 성장성 저해를 꼽았다.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을 인수한 사모주식펀드들이 무리한 투자자금 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국내 기업의 성장이 막히고 국부가 유출된다는 것이다. 전 팀장은 "사모주식펀드의 성격상 투자자금의 조기회수를 위해 무리한 감원, 핵심자산 매각, 고액배당, 무상증자에 뒤이은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증권, 브릿지증권, 만도기계, OB맥주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그는 또 "공적자금이 투입된 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을 매입한 이후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함에 따라 특혜 및 국부유출 논란도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외국 투기자본의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규제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해 주요 선진국처럼 정부에 대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사후적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조사 및 투자 철회를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황금주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기간산업 및 핵심산업에 대한 정부의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투자자 보호 및 공정한 경쟁보장을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주체에 대한 공시제도를 강화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팀장 등은 다만 "규제 및 방어장치 도입은 `주요 선진국의 현행 제도와 OECD 및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대한 자본거래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며 "외국자본에 대한 내국민대우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국내 자본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2000-2005 edaily. All rights reserved. 강종구 기자 (darksky@edaily.co.kr) 기사제공 :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