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고수익 비결은 `백필링`(?)(이데일리)

헤지펀드 업계의 수익률이 실제 보다 크게 부풀려져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 앨런 크루거는 10일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CSFB트레몬트지수와 반헤지펀드지수 등 대표적인 헤지펀드수익률 지수는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거품요인을 제거할 경우 실제 수익률은 주식시장의 평균수익률에도 못미친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이 수익률을 부풀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백필링(Back-fiIling). 백필링이란 과거 수익이 높았던 기간의 실적으로 부진했던 기간의 실적을 메우는 기법. 즉 실적을 누적 합산해 평균 수익률을 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헤지펀드들은 당기수익률과 누적평균수익률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해 실적을 공표할 수 있다. 헤지펀드들은 투자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백필링으로 부진했던 기간의 실적을 가리고 평균수익을 부풀릴 수 있다고 크루거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로 프린스턴대학의 버턴 맬키엘 경제학교수와 컨설팅회사인 어낼러시스그룹의 분석가 애타너 사하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백필링 기법으로 실적을 내놓은 헤지펀드의 경우 그렇지 않은 헤지펀드 보다 수익률이 5.8%포인트 높았다. 특히 헤지펀드들은 설립 후 수익이 나기까지는 실적을 숨기는 경향이 짙다. 이에 따라 경이로운 실적을 발표한 헤지펀드 가운데 지난 몇 분기동안 줄창 손실을 봤던 펀드도 없지 않다. 크루거 교수는 "이는 마치 보스턴 레드삭스팀이 월드시리즈에 우승한 올해부터 실적을 발표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 CSFB트레몬트지수 등 헤지펀드수익지수엔 실적악화로 수익을 공개하지 않거나 청산한 펀드의 수익은 반영되지 않는다. 지난 98년 청산된 롱텅캐피탈매니지먼트(LTCM)도 청산 직전인 97년10월부터 98년10월까지의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기간 LTCM은 총자산의 92%를 잃었다. 결국 높은 실적을 내고 있는 헤지펀드의 실적만이 집계돼 수익률지수 자체가 부풀려지는 것이다. 맬키엘 교수와 사하 분석가는 "이같은 거품과 고객 수수료를 제거하면 지난 96년부터 2003년까지 헤지펀드업계의 연평균 수익률은 13.5%에서 9.7%로 낮아진다"면서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 보다 3%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주식이나 채권 투자 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같은 수익률 부풀리기는 헤지펀드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뮤추얼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7월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뮤추얼펀드업계와 펀드정보제공업체, 언론들이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파산했거나 합병된 펀드를 대상에서 제외해 심각한 통계의 왜곡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이데일리 7월23일 `美 펀드업계 수익률 왜곡 ..투자자 현혹`기사 참조) 시카고대학 증권가격연구소에 따르면 현존하는 펀드들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1%를 기록했다. 그러나 문을 닫은 펀드까지 포함할 경우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평균수익률은 9.4%에 불과했다. 여기에 고객들이 무는 수수료까지 감안할 경우 실제 수익률은 8%대를 맴돌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