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싱가폴 투자가, 한국 내수부양책에 촉각 (이데일리)

홍콩과 싱가폴의 기관투자자들은 한국의 부동산시장 경착륙 가능성과 내수회복 시기,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증권거래소 주관으로 2일과 3일 홍콩과 싱가폴에서 열린 `제 5차 상장법인 합동 해외 IR`에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과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올 상반기에 내수 부진과 고용 둔화, 국제 유가 상승, 미국과 중국의 긴축정책 등으로 전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약화됐으나 중장기적으로 5%대의 성장 유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재정지출 확대와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경기 부양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원장은 이어 내수 회복을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을 쓸 것인지 묻는 해외 투자자의 질문에 "정부는 올해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소비자 지출 확대를 유도했고 금리를 인하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긴 어렵지만 세금 인하 등의 조치도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부가 소비 지출을 유도할 능력이 있으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묻는 해외 투자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며 "문제는 어느 정도 조치인지 규모의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29 부동산시장 조치로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해외 투자자의 우려에 대해서는 "인위적이고 직접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책은 없겠지만 주택사업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정부 지출 증가를 통한 간접적인 효과는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합동 IR에 참석한 개별 기업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질문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005930)에 대해서는 휴대폰 사업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데 가격 압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KT에 대해서는 정부의 규제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질문이 많이 나왔고 한국전력에 대해서는 유가 상승이 전기료 인상으로 반영될 것인지, 유가 상승에 어떻게 대비(헤지)하고 있는지 질문이 쏟아졌다. 현대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상당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어디에 쓸 것인지, 철강 가격 상승에 대한 대처 방안이 있는지, 미국 시장의 경쟁 격화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한편, 남영태 증권거래소 경영고문은 IR 개회사를 통해 “올해 안에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의 합병이 완료될 것”이라며 “이용자 중심의 시장 구조를 확립하고 외국인의 투자 편익을 도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일 삼성증권의 후원으로 홍콩에서 열린 합동 IR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자동차, KT 등 13개 기업이 참여했고 50여개 기관에서 총 120여명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가 참석했다. 증권거래소가 주관하는 해외 IR을 국내 증권사가 후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모건스탠리가 후원한 싱가포르의 합동 IR에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포스코 등 13개 기업이 참여했고 40여개 기관의 100여명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가 자리를 메워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