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과 헤지펀드는 내연관계" (이데일리)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결정은 OPEC의 공급량 억제정책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며 국제 원유시장 수급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고유가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OPEC은 최근 유가급등의 주범으로 헤지펀드를 지목했지만 OPEC의 공급정책이야말로 단기 투기세력을 원유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며, 이 둘은 사실상 내연관계에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5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이 분석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00만배럴 증산 결정후 국제유가가 주춤거리고 있지만, 유가가 단기간내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의 공급전략은 `수요에 간신히 맞추기` FT는 지난 3일 OPEC 회원국이 결정한 하루 200만배럴 증산은 OPEC이 그동안 취해온 원유 공급정책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OPEC은 지난 98년 낮은 원유 수요에도 불구 일시에 생산쿼터를 늘리면서 국제유가가 1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후 OPEC의 증산정책은 세계 원유 수요를 간신히 맞출 수 있도록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고, 최근 200만배럴 증산도 이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바클레이캐피탈의 에너지리서치 소장인 폴 호스넬은 "OPEC의 200만배럴 증산결정이 유가의 무자비한 폭등세를 늦추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유가를 끌어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지난 98년이후 국제유가가 3배이상 오른 것도 OPEC의 전략이 먹혀 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OPEC-헤지펀드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FT는 OPEC이 유가급등의 주범으로 헤지펀드를 지목하고 있지만, OPEC과 헤지펀드는 사실상 내연관계에 있다고 꼬집었다. OPEC의 원유생산 정책이 국제원유시장의 수급상의 펀더멘털을 계속 억누르는 상황이 헤지펀드를 원유선물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PFC에너지의 매니저 로저 디완은 "OPEC은 사실상 투기세력을 반긴다"면서 "올 예산 책정시 원유가격을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가정했던 OPEC은 현재 배럴당 10달러의 초과수입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손쉬운 돈벌이를 왜 마다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OPEC이 헤지펀드의 투기를 비난하고 있지만, 원유선물시장에서 이들이 투기를 멈출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고유가 지속 불가피 FT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장관 알리 알 나이미는 최근 국제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35달러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도 가격에 OPEC은 수요에 맞춰 기꺼이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기간내 유가가 35달러 밑으로 내려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된다. 호스넬은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꾸준한 석유 소비 증가와 미국과 영국의 원유생산 감소세를 감안할 때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완은 "OPEC이 연말까지 올 수요증가세를 감안해 100만배럴 추가 증산에 나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러시아와 멕시코 앙골라 등 비 OPEC회원국의 증산욕구와 맞물려 올 겨울 증가하는 수요를 어느정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지만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원유시장의 펀드멘털이 여전히 압박(tight)을 받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FT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 증가와 미국내 휘발유 수요둔화 등의 요인으로 유가가 내릴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고유가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