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투 ELF에 투기등급 후순위채 끼워팔기 (이데일리)

정부가 매각을 추진중인 한투증권과 대투증권이 주가연계증권(ELS)펀드에 투기등급 후순위채를 끼워판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부실 후순위채를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이를 묵인, 금융당국이 ELS상품에 대한 시장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투증권은 지난해 4월말 만기 1년의 `인B지수연동30 후순위V1`(설정규모 365억원)과 `사모지수연동30 후순위V1`(설정규모 157억원)를 판매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10월말 `뉴하이일드ELS6단위채혼A1`(설정규모 207억원)과 `뉴하이일드ELS분리혼합A1`(설정규모 28억원)를 판매했다. 통상 ELS펀드는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으로 운용하면서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로 증권사가 발행하는 워런트를 편입해 추가수익을 확보하는 펀드를 말한다. 다만, 원금보존을 위해 주로 안전한 통안채나 국공채 등에 투자하게 된다. 하지만 대투와 한투는 일부 펀드 자산의 30~40% 수준을 투기등급 후순위채로 운용하고 있다. 대투의 `인B지수연동30 후순위V1`와 `사모지수연동30 후순위V1`는 펀드자산의 40% 정도를 후순위채로 편입했고, 한투의 `뉴하이일드ELS분리혼합A1`와 `뉴하이일드ELS분리혼합A1`도 최소 30% 이상 후순위채로 운용하고 있다. 해당 투신사 관계자는 "펀드자산의 대부분은 국공채로 편입하지만, 해당 펀드의 경우 보통 40% 정도 장부가로 평가하는 후순위채권을 편입했다"면서 "지난해 4월에 판매한 펀드에만 후순위채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후순위채권은 투기등급 채권이라서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아 ELS펀드에 편입시키는 수밖에 없었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매각절차에 지난 2000년 발행했던 후순위채권 환매(Buyback)가 들어가 있는데, 그 일정에 따라 금감원이나 예보에도 통보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대투의 ELS펀드 약관을 인가한 금융감독원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투와 대투가 지난 2000년 2월에 부실채권을 기초로 발행했던 후순위채를 빨리 처분해 향후 한·대투 매각시 공적자금 투입액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인가해주지 않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대투와 한투가 신탁재산 편입자산중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후순위 자산담보부증권(CBO)은 총 4조원으로, 현재 상환되지 않고 남아있는 금액은 약 3조원(대투 1.3조원, 한투 1.7조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펀드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펀드자산의 신용리스크를 투자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금융당국 스스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citizen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