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4.80%로 갭다운, 그린스펀 효과 (이데일리)

채권시장이 나흘째 랠리하며 금리가 전문가들이 설정하고 있는 박스권 하단부(4.80%)까지 떨어졌다.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기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한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이 강세 심리를 유인했다. 12일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4bp(0.04%포인트) 떨어진 4.80%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일과 15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 금리인 4.80%와 같은 수준이다. 5년물도 4bp 하락한 5.10%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 회사채(AA-)와 2년물 통안증권도 모두 4bp 떨어진 5.61%, 4.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금리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으로 출발부터 내림세였다. 매수를 주저했던 기관들마저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한때 지표금리는 4.79%까지 하락, 박스권 하단부가 뚫리기도 했다. 그러나 4.79%에 대기중인 매물벽에 막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1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하면서 "단기 금리가 현행 1%로 무한정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인플레이션이 낮고, 상당한 과잉도 남아 있어 금리 인상에 인내할 여유가 있다"고 밝히며 채권시장을 랠리로 이끌었다. 투신권 한 펀드매니저는 "그린스펀 이펙트(Effect)"라며 "시장에서는 그동안 미 금리인상이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린스펀 의장의 말을 듣고 정책금리 인상이 인내할 만 하다고 여기게 됐다"며 "미 금리도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4.75~4.80%대에 심리적 저항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추이는 국내 경기지표 등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월 수입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7.4% 올라 지난 2001년5월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내수 부진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 4일물 4조원 어치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낙찰금리는 3.67%이며 응찰에만 9조800억원이 몰렸다. 시장에서는 응찰에 다량의 자금이 몰렸던 것은 그만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함을 대변한다고 해석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재료가 터지자 오전에 단기 딜링 세력이 강세로 밀어올렸다"며 "환율이 어떻게 발목을 잡을 것인가가 문제이지만 전체적인 시장 심리는 상당히 강하고 RP 매각 현황을 보면 시중 유동성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박스권은 뚫렸지만 추가 모멘텀이 없어 진로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너무 빠르면 조정은 당연할테고 다음주에는 통안채 입찰 등 영향으로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채선물 가격은 15틱(0.15포인트) 오른 108.57로 마감했다. 16틱 오른 108.58로 갭업 출발했고 한때 22틱 오른 108.64까지 급등했으나 전매 물량이 나오면서 오름폭이 줄었다. 외국인은 1460계약 순매수했으나 은행은 1791계약 순매도했다. 사재훈 삼성선물 대리는 "시장은 그동안 미 통화정책에 대해 헷갈려했다"며 "예를 들어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문구에서는 '상당기간'이라는 용어가 삭제돼 금리인상 우려감을 불러 일으켰으나 이후 미 고용지표는 부진하게 나와 금리인상 우려감을 경감시키는 등 엇갈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와중에 그린스펀 의장이 조기금리인상은 없다는 톤의 발언을 하자 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됐고 채권시장이 강세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금리가 인상되지 않는다면 갭핑(단기금리로 차입해 장기금리에 투자)이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는데다 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한 상태"라며 "다만 4.75~4.80%대의 매물이 해소되느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병선기자 bsmoon@money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