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채권전망)③경쟁확대 불가피..예보채 통합발행 "관심" (이데일리)

해가 바뀔수록 변화를 거듭해가고 있는 채권시장은 2004년에도 새로운 인프라들에 직면해 있다. 한 단계 성숙해지기 위한 `통과의례`지만 각 참가자들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내년 도입되는 제도들은 시장 참가자들 사이의 경쟁 확대를 불가피하게 만든다. 1년여간의 논란 끝에 이달중 입법예고되는 자산운용통합법은 시장의 기민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발표된 MMF 개선안 역시 투신권 스스로 경쟁력을 기르도록 독려하고 있다. 내년 3월 예정인 한국주택금융공사 출범도 장기주택대출을 사실상 독점해왔던 은행의 고정 파이를 위협하면서 은행권은 분주하다. 이같은 새로운 경쟁구도가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MMF 개선, 투신권 운용패턴 변화..은행채 파급효과 주목MMF개선안의 경우 직접적인 운용주체인 투신권을 잠 못이루게 하고 있다.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투신권의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의 촉매가 될 수 있으며, 투신권의 변화는 시장환경 변화로 이어진다. 특히 투신권이 주목하는 것은 MMF 펀드의 최소설정금액을 개인 3000억원, 법인 5000억원으로 확대한 부분. 현재 소형투신사들의 경우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중소형 투신사들의 위축은 대형 투신사로의 펀드설정액 집중을 초래하면서 시장 균형을 깨뜨릴 수 이어 그동안 난립했던 중소형 투신사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밖에 MMF 편입채권 등급을 AA-로 상향한 점이나 MMF의 익일환매 제도 등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동일인 자산이 10%대로 제한되면서 투신의 끝없는 수요에 마구잡이식으로 발행돼 왔던 단기채 발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은행채의 주요 수요처를 잃게 되는 은행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발행 규모를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자산운용통합, 허물어지는 경계..경쟁 불가피MMF개선안에 투신권의 우려가 큰 반면, 최근 입볍예고된 자산운용법의 경우 증권계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컸다. 자산운용통합법은 말그대로 자산 운용에 대해 동등한 기준을 적용한다. 각 상품간 특정 규제로 보호받았던 상품들은 동일한 조건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해져 결국 생존을 위한 싸움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자산운용 범주에 선물 옵션 스왑 등의 파생상품은 물론, 부동산 실물자산까지 포함되면서 다양한 자산 활용 능력을 필요로 하게 되며 상대적으로 대형기관 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자산 확대범위에 대해 형평성을 요구했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 부여된 파생상품 취급권을 동등하게 부여할 것을 요구하는 등 불리한 경쟁 구도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또 자산운용법 통합은 펀드 대형화를 초래하면서 운용패턴에도 변화를 줄 수 있으며, 타 상품과의 차별성을 반감시키면서 경쟁력 제고를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법규 아래서의 상품 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주택금융공사 출범..은행, 파이 싸움 본격화 한국주택금융공사 설립에 따른 MBS, 즉 장기채 공급의 증가는 이미 수급 부분에서 언급됐다. 그러나 장기채 공급 뿐만 아니라 은행의 경우 장기주택 대출을 놓고 사실상 주택공사와 경쟁관계에 놓이게 돼 치열한 파이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의 경우 대출재원 확보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며, 은행의 주요 영업력인 대출자산을 둘러싸고 공사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장기주택대출로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이를 대비해 TF팀까지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BS가 사실 상의 국가기관 보증채가 되면서 수요자 입장에서서는 운용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예보채 통합발행..환골탈태 가능할까 한편, 국고채에 이어 예보채 역시 통합발행 준비가 한창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내년부터 일정기간 동안 예보채를 동일한 만기와 표면금리로 발행하는 통합발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단 시장과 예보 모두 득이 될 전망이다. 기업 구조조정 자금을 맞추기 위해 통합발행이 힘들었던 예보는 본격적인 차환발행 기조로 들어서면서 펀저블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시장 역시 유동성 부족으로 딜링보다는 캐리 위주로 예보채를 활용하는 현 추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국고채 통합발행 기간 확대에 따른 이점을 이미 경험한 만큼 통합발행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다면 메리트도 그만큼 증가한다. 실제로 내년 만기도래하는 예보채는 총 16조6000억원 가량으로 내년 만기 도래하는 국채 만기인 15조1000억원을 넘어서는 적지않은 규모다. 내년 신규로 발행되는 국고채 43조5000억원 가운데 국고10년물인 30%를 제외한 나머지 3,5년물 30조원 수준의 절반을 넘어선다. 예보의 차환발행 수요만을 고려한다고 해도 통합발행의 시너지 효과는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 반면, 예보채가 통합발행만으로 국고채와 대등하게 거래될 수 있느냐의 여부는 미지수로 남는다. 또 통합발행의 경우 반대로 국고채 프리미엄을 잠식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만기가 상반기에 집중된 면도 통합발행의 이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양미영 기자 (flounde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