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변심의 징후 (이데일리)

급락세를 끊었다는 안도 보다는 시장 저변에 깔린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변심 조짐`을 내비친 외국인의 심중이 투자심리를 뒤숭숭하게 했다. 미국의 펀드 스캔들과 테러 위험, 높은 아시아 주식 비중 등으로 외국인이 한 발 후퇴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졌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 금액이 크지 않아 외국인의 입장 선회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20일 거래소시장은 지루한 횡보 끝에 약보합으로 끝났다. 미증시 반등과 일본 닛케이지수의 2%대 급등이 분위기를 돋웠지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풀며 싸늘하게 반응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보다 2.25포인트(0.29%) 떨어진 769.45로 끝났다. 지난 9월 중순 5일-20일선의 데드크로스를 신호탄으로 지수가 70포인트 안팎 급락한 기억이 투자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거래소는 5일선(789p)이 20일선(788p)을 아래로 뚫는 데드크로스가 임박, 무게 중심이 밑으로 쏠린 상태다. 대우증권 김정환 과장은 "고점 부근에서의 시세 지연후 발생하는 데드크로스는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며 "기술적으로는 상승흐름이 단기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은 이날 1404억원을 순매도해 사흘째 내다판 주식이 산 주식보다 많았다. 외국인의 3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이번 상승장의 초입인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일부에선 이 같은 매매패턴이 `외국인의 심중이 변하고 있다`는 징후로 풀이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1만주, 521억원 순매도해 지난달 24일(20만주 순매도)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어제에 이어 LG그룹주도 계속 처분했다. LG카드를 266억원, LG투자증권 79억원, LG화학 73억원, LG를 60억원 순매도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이 증시 반등에 대한 불신을 삼성전자 처분으로 대변했다"며 "하락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시장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를 `기조적`으로 단정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미국시장이 안정화 수순 정도만 밟는다면 상승추세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공세적인 입장에서 `중립`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무리"라며 "뮤추얼 펀드 동향과 관련 변수 등을 복합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문제는 `개별 기업의 악재로 끊겠다`는 공감대가 형성중이다. 지난 3월 겪었던 카드채 시련도 관계자들에게 좋은 학습효과가 됐다. 외환카드는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통한 해법이 진행중이고, LG카드는 채권단을 주축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카드문제는 관련 업계가 상생의 길을 갈 것인가 공멸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개별 카드사가 존속기업으로 살아 남아 전체 카드사로의 파급 효과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형훈 기자 (hhha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