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프로그램 `자동항법`..급매물 없을 듯 (이데일리)

20일 증시에선 기계적으로 `주식묶음`을 사고 파는 프로그램 매매가 화두가 됐다. 생각하는 투자가는 대부분 주식을 사지 않았고, 순간적인 현·선물 가격차이를 노리는 차익거래만 활개를 친 셈이다. 외국인과 개인은 관망, 기관은 프로그램을 빼면 사실상 매도우위다. 기관이 45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75억원, 220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이 1300억원, 비차익이 6억원으로 총 130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거래소시장은 전주 보다 8.69포인트(1.13%) 오른 776.44로 끝났다. 시장향방이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한 프로그램에 맡겨진 셈이다. 베이시스 개선으로 프로그램 급매물은 없지 않겠냐는 위안 정도가 있을 뿐이다. 오늘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역대 최고치인 1조5190억원에 근접했다. 최근 증시에선 프로그램 매매의 주포였던 한국투자증권이나 대한투자증권, 도이치증권 외에 신규 증권사 창구가 등장했다. 대한투자증권 지승훈 과장은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던 인덱스 펀드가 가세하면서 매수차익잔고가 사상 최대치에 육박했다"고 판단했다. 지 과장은 "주식형 수익증권의 신규 자금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추가적인 매수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베이시스 호전으로 매물충격은 감내할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툭 건드리면 `우르르` 쏟아질 태세지만, 추가 유입을 점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전균 과장은 "베이시스가 급격하게 제로 포인트까지 갈 가능성이 적어 프로그램 매물이 급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5일선 유지와 강세 마인드에 따른 베이시스 호전으로 매수차익잔고의 최고치 돌파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후광에 가렸던 `IT 2등 주자`의 선전도 관전 포인트다. 외국인은 지난 한주 LG전자와 삼성전기를 각각 902억원, 775억원 순매수했다. 오늘도 삼성전기(462억원 순매수)와 LG전자(180억원 순매수)가 외국인 순매수 종목 1·2위에 올랐다. `단순 순환매` 외에 `실적 모멘텀`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LG전자는 `LG필립스LCD의 지분법 평가익이 긍정적`, 삼성전기는 `최악을 지났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은행주→조선·해운주→IT 2등주`의 순환매는 외국인의 왕성한 식욕을 증명한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선임연구원은 "순환매에 따른 삼성전자의 일시적인 소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글로벌 증시와 맥을 같이하는 외국인의 매수기조는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내일부터 삼성전자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다. 자사주 매입은 21일부터 실시될 예정이고 하루 최대 21만5000주(약 980억원)를 매입할 수 있다. 이번 매입은 고가권인 40만원대에서의 첫 시도다. 사상 최고가에 따른 이익실현 욕구가 외국인의 심기를 어떻게 건드릴 지 관심사다. 지난 2000년 이후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과 관련, 7할5푼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4번의 매입기간 중 3번은 주가가 오른 것. 현주가가 역대 최고인 것을 감안하면 길게는 100% 성공한 셈이다. 동부증권 장화탁 선임연구원은 "이익실현 물량을 각오해야 겠지만 외국인이 급매물을 던질 가능성은 적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공감대가 강한 만큼 비중조절 차원의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한형훈 기자 hhha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