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배현상이 증권시장을 왜곡한다 (이데일리)

[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영국계 자산운용회사인 소버린이 SK주식을대량으로 매집, 단기간에 100%에 상당하는 투자수익률을 올리자해외자금들이 한국투자펀드에 몰려들고 있단다. 그래 최근 주식시장은외국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증권시장의 외국인 지배현상은 더욱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국회에서는 기금관리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국내 3대 연금의 주식투자 손실액이 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면서 연기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여 나가야겠다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국회의원들은 연 기금의 관리, 감독이나 결산심의를 강화하면 정말로 연기금의 투자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의심스럽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지배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어소버린은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11일까지 SK(주) 1902만주(14.99%)를평균 9293원에 매입, 1768억 원을 투자하였다. 그런데 4개월 후인 8월21일 종가가 1만7800원으로 매입한 주식의 시가가 3386억 원으로 늘어나1618억 원의 매매차익이 생길 수 있어 투자수익률이 100%에 달하게 되었다. 한편 GMO 이머징 마켓펀드도 현대 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톡톡한재미를 보고 있다. 즉 지난 8월 8일부터 3일 동안 현대엘리베이터 주식29만주를 59억원에 매입, 평균 매입단가가 1만8900원인데 18일까지7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3만3050원까지 올라 불과 2주만에 50%의투자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독일계 투자사인 안홀드앤 에스 브래이크뢰더 투자자문은남양유업 13만주(지분19.44%). 롯데 제과 7aks9000주(지분 5.59%), 퍼시스주식 120만주 (9.67%), 대덕전자 505만주(10.35%), 대덕 GDS75만주(8.69%)를 5%이상 보유하게 되었다고 증권감독원에 신고하였다.이렇게 해서 7월 15일 현재, 외국인이 5%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상장사는103개 사로 지난해 말보다 21개 사가 늘었다고 증권거래소는 발표하였다. 이렇게 외국인들은 한국증권시장을 노다지로 여기고 투자수익을 높일 수있는 종목이 발견되면 집중적으로 대량, 매집하는 현상을 나타내증권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연 기금이 최근 들어 평균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 10%에 달하고 있다고 하니 그 이유가 어디에있을까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더욱이 국회에서는 연 기금의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관리, 감독과 결산심의를 강화하겠다고나서고 있으니 핵심문제점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는 답답함을느끼게 한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국내 증권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지난 5월 28일부터이다. 8월 22일 현재까지 거래소 시장에는 3개월만에7조원이라는 엄청난 해외자금이 주식을 매입하였다. 이 기간 중에외국인이 주로 매입한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고가, 중가 우량주로서이들 종목들은 41%나 상승하여 주가지수 상승률 20%의 2배를 넘어서고있다. 이렇게 한국 주식시장이 노다지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외자금이한국투자펀드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즉 한국에 투자하는 주요 4개펀드인 아시아지역 펀드, 글로벌 이머징 마켓펀드, 인터내셔널 펀드,태평양 지역펀드 등은 최근 2주간 20억 달러(약 2조 3천억 원)의 자금이새로 유입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에서 일본을 빼고 한국, 대만 등에주로 투자하는 아시아지역 펀드엔 같은 기간에 3억 달러가 들어왔다고하니 앞으로도 외국인 지배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일이다 . 외국인 지배현상이 국내 증권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어증권시장이 완전 개방된 상황에서 외국인에게 투자 제한조치는 사실상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경쟁력을 강화시켜외국인의 투자에 대응, 주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여 나갈 수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외국인의투자기법을 이해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갈 수 있는가를 연구해야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지배아래 들어가서 최근 어떤 현상이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첫째,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만 상승시켜 증권시장 발전을저해하게 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 1059.04포인트를 기록한 2000년 1월4일을 기준으로 2003년 7월 31일 현재 시가총액 상위 20개 사의주가지수를 계산한 결과는 종합주가지수는 이미 1184.97포인트에 이르는것으로 나타났다. 그래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은 대체로 시가총액상위종목으로 종합주가지수 2배정도의 수익률이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입증하고 있다. 둘째, 국내 증시의 외국인 지배현상으로 나오는 가장 큰 부작용은 대형우량주의 유통물량 부족현상이다. 즉 삼성전자의 경우 연초 외국인 지분율이 53%이었는데 7월말 현재 57%,엘지전자는 연초 22%에서 7월말 현재 29%로 높아졌다. 현재 거래소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요주주 및 외국인의 보유지분 71%에 이르고 있어유동물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유통물량은 8.8%,국민은행이 10.3%, 현대차 16.2%, 엘지전자 15,9%이라고 하니 이들 종목의급 등락으로 인한 종합주가지수 급 등락현상은 증권시장의 안정에 크게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상장기업들인 여유자금으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계획하지 않고자사주 매입에만 집중하고 있다. 8월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 5조 6284억 원 자사주를 사들였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조 2445억 원보다 53%가증가한 것이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규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1조 5949억 원, 2000년 5조6742억 원, 2001년 7조7648억 원, 2002년에는7조 1602억 원으로 매년 확대되어 증시의 큰손인 연 기금의 주식보유규모인 6조715억 원을 앞지르고 있다. 이런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주가관리를 통하여 기업가치를 높이고 유상증자 또는 채권발행을 원활하게하여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적대적 M&A 방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결국 외국인 지배현상에서 오는 왜곡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상장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 보다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국증권시장이 외국인 지배아래 들어가면서 시장왜곡현상이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들이 노다지로여기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이는 무엇보다도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나 시스템이구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국내 연기금은 선진투자기법으로 무장할 수 없는가연금공단이 국회 재경위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3대 연금이 2000년부터 2003년 6월까지 주식투자로입은 손실은 평균 마이너스 10.5%에 해당되는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밝혀졌다. 연금관리공단은 “주식시황에 따라 손실을 본 경우도 있지만 주식투자를처음 실시한 1991년에는 전체 실적으로 보면 4조 4335억 원의 수익을올렸고 198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기금 전체적으로는 37조원의 수익을올려 연평균 8.89%의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주식투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저축수단임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위험자산이기때문에 안정적인 기금운용을 위해서는 주식투자는 제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국내 최대 규모인 국민연금의 경우를 살펴보면 2003년 7월 현재,운용자금이 103조7286억 원인데 채권투자는 92%에 해당하는82조9000억원이다. 이에 반해 주식은 7.5%에 해당되는 7조7000억 원에불과하다. 선진국에서는 채권투자에 못지 않은 주식투자 비중을 유지하고있는데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렇게 주식투자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게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국민연금에서는 2001년 7월부터 기금운용체제를 개편, 주식투자자금일부를 외부 운용회사에 위탁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년 동안 외부위탁자금의 수익률은 50.34%로 시장평균 수익률보다 높았고 물론 채권투자수익률의 3~4배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수익률이 안정적으로실현될 수 있다면 구태여 주식투자를 기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이 이렇게 주식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기금운용 체제개편은 어떻게 이뤄졌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이 37개 외부위탁운용회사를 선정할 때 운용철학(Philosophy), 운용성과(performance),투자절차(process), 투자인력(people)의 전문성이라는 4P원칙을 적용시켜엄선하고 있다고 한다. 심사과정에서 운용회사 책임자들이 자신들이 보는시장전망과 자산 운용철학을 발표하여야 하고 시장을 보는 눈과 원칙이없는 회사의 지원서는 휴지통에 들어간다고 한다. 한편 기금운용본부는 펀드 유형을 5개로 나눠 운용회사와 매우 구체적인계약을 한다고 한다. 운용 기간과 주식투자 비율, 투자전략,벤치마크(수익률 평가의 대상이 되는 지수 등) 수수료와 성과급 등을자세하게 제시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지침과 목표, 상과 벌이 명확하고운용기간과 자금규모가 정해져 있어 어떤 사모펀드보다 자신을 가지고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운용결과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재계약을 못하거나 자금이 줄어든다. 그러나뛰어난 성과를 내면 자금과 보수가 늘어나고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20%에해당되는 성과급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쟁적인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국민연금이 주식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만들었고 향후 외국인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확고한위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산운용에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은 우선 펀드매니저에게재량권을 부여하는 그들의 전문적인 판단을 믿고 밀어주는 것이다. 그리고외국인과의 대응하여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보력과 자금력을확보하여 주는 길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보다 높은투자수익률을 올리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국회에서 연 기금의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섣불리 간섭이나 하지말고 증권시장의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무엇이고 어떤 시스템을구축하여야 외국인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될 것이다. 경제부 기자 (econ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