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실적 부진 단기 이슈지만…금리·ELS·우발채무 ‘변수’

- 작년 4Q 채권운용·위탁매매수지 부진 등으로 실적 저하
- 일시·비경상 요인으로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 단 금리 상승·파생결합증권·우발채무 증가 등 주의해야

국내 증권업 분기별 영업실적 추이.(이미지=한국기업평가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여전히 지속되는 파생결합증권 운용 부담, 우발채무(지급보증) 증가세는 향후 신용등급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부진은 일시적…신용도 영향 제한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권업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순수익은 1조3931억원, 순이익 1539억원에 그쳐 전분기대비 크게 저하됐다”며 “연간 순이익 규모는 2조원으로 전년(3조2000억원)대비 39% 감소했다”고 전했다.

시중금리 상승과 주식거래 위축에 따른 채권운용수지·위탁매매수지 부진과 대형사 합병에 따른 비경상적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작년 4분기 채권의 처분·평가손실은 1조1000억원이었고 위탁매매수지(4427억원)는 전분기대비 절반 가량 감소했다”고 파악했다.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26개 증권사 중 4분기 적자를 시현한 증권사는 8개사(미래에셋대우(006800), KB증권, 교보증권(030610), 대신증권(003540), SK증권(001510), 한양증권(001750), 한화투자증권(003530), HMC투자증권(001500))다. 대부분 금리 급등과 시장변동성 확대로 상품운용부문 실적이 크게 저하돼으며 기타 구조조정, 충당금 적립 등도 원인이다. 미래에셋대우·KB증권은 합병비용도 발생했다.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유안타증권(003470) 3곳은 금리상승에 따른 운용수지저하와 위탁매매 위축, 구조조정 비용 발생 등으로 순이익이 전분기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수익성 저하는 일시·비경상적 영향이 우세하다는 판단이다. 안 연구원은 “최근 같은 초단기일 내 금리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고 금리의 완만한 상승은 헤지를 통해 일정 수준 통제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리 등 시장변수의 변동성 확대와 특정 증권사 비경상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경우 신용등급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생결합증권(왼쪽)과 우발채무 규모 추이.(이미지=한국기업평가 제공)
◇시장 변동성 확대, 신용등급 하방 압력 가중

올해 증권업 신용평가 시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금리 상승 △파생결합증권 △우발채무 등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중금리 급등 후 변동성이 완만해지면서 헤지운용을 통해 손익변동성은 완화되겠지만 향후 시장금리 상승 전망이 우세해 채권운용부문에 부담 요인”이라며 “국내외 금융환경 불확실성이 높고 작년말 기준 증권사 보유 채권 규모가 166조원임을 감안하면 시장금리의 변동성은 여전히 증권사 수익성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파생결합증권에서는 2015년 하반기 후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의 가격불안정성으로 헤지운용손실이 확대되고 조기상환 차질로 발행잔액이 지난해 6월말 104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 조기상환이 비교적 정상화돼 현재 100조원 수준이다. 기초자산 다양화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로 헤지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부담은 상존하고 있다. 그는 “올 1월말 기준 발행잔액이 100조원에 이르고 금리와 각종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헤지운용 관련 시장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전히 파생결합증권 운용은 증권업 실적변동성 측면의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22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던 증권업 우발채무 규모는 12월말 24조5000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안 연구원은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리스크 확대, 부동산 경기하락 우려, 대형 시공사 신용도 저하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우발채무 관련 위험수준이 상승했다”며 “우발채무 규모와 리스크관리 수준은 향후 신용평가시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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