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쏠림 vs 이제 회복중"…ELS규제 둘러싼 3대 쟁점

- 3년새 70% 늘어난 투자금..유로스톡스 등 기초자산 겹쳐
- "변동성 없어진 시장에 높은 수익률은 투자매력"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금융당국이 내달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을 발표키로 하면서 홍콩 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처럼 특정지수의 발행을 제한하는 방안이 담길지 주목된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H지수 폭락 사태로 침체됐던 ELS 시장이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당국의 대책이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닐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의 엇갈린 3대 쟁점을 정리해봤다.

① ‘펀드보다 ELS’..“쏠렸다 vs 지수 변동성 없으니 인기”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LS 발행잔액은 24일 현재 68조4978억원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65조2219억원) 규모를 넘어선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ELS 발행 잔액은 40조원에 불과했지만 3년만에 72% 가량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ELS 발행잔액이 급증함에 따라 증권사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에선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단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ELS 대책이 증권사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이어질 경우 ELS 발행을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H지수 급락 이후 위축됐던 ELS 발행이 지수 회복에 조금씩 살아나는 과정”이라며 “지금은 규제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ELS는 7~9월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아 순발행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LS 발행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서도 업계에선 변동성이 사라진 증시를 꼽았다. 코스피 지수가 2012년부터 박스권(1900~2100)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익률이 제한돼 상대적으로 ELS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② `H에서 유로스탁스’로 우르르..“쏠렸다 vs 높은 수익률”

금융당국에선 특정 지수로의 ELS 쏠림 현상도 고민거리다. H지수 폭락 사태로 지난해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상환 한도 내에서만 발행할 수 있도록 제한했음에도 1월말 H지수 ELS 발행잔액은 37조원으로 전체 잔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후 홍콩 항셍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지수로 몰리기 시작했다. 9월말 항셍지수 ELS 잔액은 33조5000억원으로 49.1%를, 유로스톡스는 41조5000억원으로 60.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로스톡스는 2개월 연속 ELS 발행비중의 70%를 넘어섰다.

증권사들은 ELS를 판매한 후 기초자산과 관련한 선물옵션을 매수해 헷지를 한다. 이러한 헤지는 기초자산 변동성을 줄여주지만 기초자산이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할 정도로 하락하면 선물은 대량 매도함에 따라 기초자산 가격이 추가 하락해 투자자 손실이 더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지난해 H지수 폭락 사태때도 우려된 바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항셍이나 유로스톡스 모두 변동성이 높아 코스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할 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지수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③ ‘ELS 돈 어디에 쓰나’ 관리 vs “자산운용 자율성 높여야”

금융당국은 ELS로 투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가 이 돈을 받아서 채권 등으로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한 관리 감독도 필요하단 입장이다. 내년부턴 ELS 자금을 구분 관리하고 분기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는 ELS로 받은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증권사 대표조차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며 “금융당국이든 투자자든 자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투명하게 볼 수 있으면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증권에선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발행하고 투자금 상당 부분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지혜 연구원은 “ELS 투자금을 기초자산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햇지운용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기초자산과 전혀 관련이 없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모럴해저드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협회 규정에 따라 ELS 투자금으로 부동산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이에 대한 운용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자산 운용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운용을 제약하지 않고 유동성 비율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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