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뒤 탈출하는 ELS`..시들해진 시장 되살릴까

- 1년 조기상환 수익률이 3년만기 年 수익률보다 더 높아
- 신한금투, 리자드형 ELS 반년간 4800억원 팔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급락에 국민적 미움을 받았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상 ELS의 만기는 3년이다. 그러나 최근 자금을 모으고 있는 ELS는 만기가 똑같이 3년이지만 상환 시기를 1년으로 바짝 앞당기고 여기에 추가로 조건을 붙여 이를 충족할 경우 3년 유지시 얻을 수 있는 연 수익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하락장에서도 ELS를 비교적 높은 수익률에 조기 상환받을 수 있고, 증권사에선 만기까지 자금을 가져가지 않아도 돼 헷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물론 ELS를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기게 된다.

◇ 진화하는 ‘리자드형 ELS’…“투자자 마음 잡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조기상환을 앞당긴 일명 ‘리자드(Lizard)형 ELS’를 지난 5월부터 출시한 이후 이달 중순까지 총 4800억원 가량을 판매했다. NH투자증권 역시 6월초 첫 발행 이후 3600억원 가량을 팔았다. 미래에셋증권(4월 출시)과 한국투자증권(9월)은 각각 300억~400억원 가량을 팔았다.

리자드형 ELS는 일반 ELS와 같이 만기 3년에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을 평가해 기준가격의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상환되는 구조다. 다만 하락장에 대비해 조기 상환 조건이 하나 더 주어진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100일 때 가입하고 1년 후 조기 상환 기준점(85~90) 밑으로 하락했더라도 35~40%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면, 즉 60~6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연 6%대의 금리를 받는 식이다.

이러한 구조의 리자드형 ELS는 2012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해 출시됐으나 당시는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는 시기라 별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ELS 손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 자체가 침체되자 증권사들은 4~5월부터 지수를 기초로 한 리자드형 ELS를 출시했다. 초기엔 가입 후 1년 또는 1년6개월이 되는 시점에 기초자산을 평가해 조기상환을 해주되 수익률이 3년 유지됐을 때 주어지는 연 수익률보다 낮았다. 때문에 일부는 목표 발행금액보다 미달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8월말 가입 1년 후 기초자산이 5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연 2.75%, 즉 3년 유지시 연 수익률(5.5%)의 절반만 지급하는 상품을 출시했으나 최소 발행 가능금액 미달로 발행이 취소됐다. 최근엔 가입 1년 후 기초자산이 6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연 6.45%의 수익률을 주는 식으로 3년 유지시 지급되는 수익률보다 1.5배를 더 주도록 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 금융당국, 내달 ELS 규제책 발표…시장 위축 우려

신동일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지난해 ELS 조기상환이 늦어지면서 투자심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리자드형 ELS는 조기상환 일정을 앞당긴 만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도 조기상환으로 자금 순환이 빨라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입장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상환 시기가 연기되는 것보다 조기상환돼 재투자가 일어나는 것이 훨씬 낫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투자금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데 따른 헷지 위험을 줄이고 발행규모도 늘릴 수 있단 점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내달 ELS 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ELS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는 작년 H지수 하락에 만고역적 상품이 됐다가 지금은 H지수가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과정인데 금융당국이 내달 ELS 규제책을 내놓키로 하면서 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ELS 발행규모가 급증했다며 이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LS는 올 상반기 20조4299억원이 발행돼 정점을 찍었던 전년동기(47조1175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으나 발행잔액 기준으로 보면 올 상반기 71조9227억원으로 2년전(48조4745억원)보다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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