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유로스톡스 ELS 40% 이상 발행 못한다

- 금융위, 9월 ELS 규제방안 앞두고 발행·유통규제 논의
- H지수 이어 유로스톡스 규제…은행권 판매제한 안 해
- 신탁계정 관리·운용 추진…업계 강력반발
- 금감원장, 25일 8대 증권사 임원 모아 간담회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금융당국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잔액 중 특정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비율이 40% 이상 넘어가지 못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부터 총량규제를 받아온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에 이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발행과 유통 모든 측면에서 필요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특정지수 발행 40%로 제한…H·유로스톡스 영향 불가피

2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특정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잔액규모가 전체의 40%를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비율 규제 도입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비율 규제가 적용되면 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가 영향권에 들게 된다. H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환한 만큼만 발행할 수 있도록 총량규제에 돌입했으나 여전히 전체 ELS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0%대로 크고 유로스톡스50지수는 H지수 발행이 제한된 틈을 타고 최근 발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전체 ELS 발행액 가운데 유로스톡스50지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56.8%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약 37조원이던 유로스톡스50 ELS 발행잔액은 지난달 약 43조원으로 15% 이상 증가했다. 전체 ELS 잔액이 약 7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유로스톡스50 ELS 발행량이 60%가 넘는 셈이다. 당국은 각 증권사의 전체 ELS 발행물량 중 H지수 40%, 유로스톡스50지수 40%, 나머지 지수 20% 수준 등 비율을 적용해 특정지수에 쏠림현상이 없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다만 당초 논의됐던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일정수준까지만 ELS 발행을 허용하는 총량규제는 이번 방안에서 빼기로 했다.

이같은 규제방안과는 별개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5일 8대 증권사 ELS 담당임원 및 리스크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진 원장은 최근 ELS 손실이 확대되는 점을 언급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업계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ELS 자산, 신탁계정 관리·운용 추진…업계는 강력 반발

금융위는 발행규제와 함께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증권사 건전성 강화를 위해 ELS 자산과 부채를 신탁계정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현재 증권사가 발행하는 ELS의 자산과 부채는 여러 계정에 흩어져 있어 제대로 취합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게 당국의 지적이다. 이를 신탁계정으로 분리해 따로 관리하면 ELS 운용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고 고객자산이 안전하게 보호돼 투자자보호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업계는 신탁계정으로 ELS 자산을 분리하면 자금조달과 운용상 제약이 커 결국 ELS 시장 자체가 고사하고 말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탁계정으로 운용하면 외국계 증권사들과 출발점부터가 달라져 경쟁 자체를 할 수 없다”며 “외부자금 차입도 어렵고 여러가지 부가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ELS 헤지자산은 담보로 활용할 수 없어 증권사 유동성이 급격하게 경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 투명성만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며 이는 결국 시장 자체를 무너뜨릴 것이란 얘기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증권사가 ELS 발행 통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고 관리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보기 어렵다”며 “신탁계정으로 별도 분리하면 건전성 감독과 규제를 명확히 할 수 있고 투자자 보호장치도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들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판매측면에서는 투자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이 일반 고객에게 무분별하게 판매되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원금보장에 대한 인식이 강한 은행권에 보다 강력한 판매규제를 가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은행권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위원장이 “충분한 전문성과 경험,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 위주로 판매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만큼 숙려기간 도입, 적합성 평가 등을 시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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