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ELS]②"두 번은 안 당해!"…투자자도 진화한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A상품은 녹인 베리어가 가장 낮고 쿠폰이 가장 높네요. 코스피가 기초자산으로 사용이 안돼서 편해보이진 않는데 B상품보다 녹인 베리어 조건이 좋아 보입니다.” 전업주부 이소연(34·여)씨는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에 앞서 여러 증권사 상품을 꼼꼼히 비교한 뒤 투자상품을 결정했다. 처음 ELS를 접했을 때만 해도 그저 은행 창구직원이 7% 이상의 수익을 올릴수도 있고 6개월이면 대부분 조기상환된다는 말에 덜컥 가입했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거나 어떤 구조로 수익을 올리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해 H지수 사태 때 가입한 ELS가 녹인구간에 진입해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 뒤로 ELS를 공부했다. 이씨는 “공부를 하다보니 위험성이 높은 상품인 ELS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투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상품보다는 기초자산 구성이나 조기상환 조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성향 바뀐 투자자들 ‘고수익보다 상환조건 꼼꼼히’

지난해 H지수 사태로 위축됐던 ELS 시장이 살아나는데는 똑똑해진 투자자들이 한몫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똑똑해지면서 증권사 역시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며 ELS 시장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이 씨와 같은 똑똑한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직접 이들을 영업현장에서 만나는 판매점에서 가장 먼저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 창구 직원은 “H지수 사태 때 녹인 구간에 진입했더라도 당장 환매를 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가입하는 고객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서 상품에 대해서 문의해 상담해주다 놀랄 때가 많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과거 시장 분위기가 나쁘면 덩달아 위축됐던 ELS 투자심리와 다르게 올해는 H지수 사태 이후 잠시 ELS 시장이 위축됐지만 이어진 1~2월 글로벌 증시 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도 ELS 발행규모는 큰 폭의 위축보다 꾸준한 수준을 유지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조6193억원 발행됐던 ELS는 1월 글로벌 증시 변동성 심화로 2조9218억원으로 급감했지만, 2월 2조8333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뒤 3월에는 4조원대를 곧 회복했다.

◇증권사도 안정성 높인 상품 출시 봇물

꼼꼼히 따져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 역시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기초자산의 다양화는 물론 노녹인 상품, 녹인이 40%까지 낮아진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H지수에 편중돼있던 기초자산의 다양화다. 올해 1분기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규모는 6조44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8.6% 증가했고 유로스톡스50은 5조5600억원으로 34.1% 증가했다. 특히 지수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데다가 H지수와 움직임도 비슷한 HSI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9900억원 발행돼 653.1%나 급증했다. 강종원 하나금융투자 프로덕트솔루션실 팀장은 “HSI지수는 H지수와 90% 이상 똑같이 움직이고 종목도 비슷하다”며 “하지만 금융주가 중심인 H지수와 달리 업종이 고르게 분산돼있어 아무래도 변동성이 적은 HSI지수가 최근 기초자산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수익을 낮추더라도 안정적인 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는 것도 변화 중 하나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해 H지수 사태 이후 주로 노녹인 위주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신영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은 녹인을 40%까지 낮춘 상품을 집중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다만 ELS 투자자 성향이 일반적으로 안정추구보다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ELS 발행규모가 급증하기보다는 서서히 회복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ELS의 과거 주요 투자층이 고수익 투자자이다보니 안심전환형같은 이율이 낮아진 상품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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