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에 휘청거리는 日증시, ELS·펀드 투자자 `좌불안석`

- 하루에만 5~6% 급등락 장세 이어져
- 엔화 강세로 증시 불확실성 더욱 커질 전망
- '대표적 안전투자처' 지위 흔들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엔화 강세와 이로 인해 경기 둔화,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 마이너스 금리정책 등으로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시장 변동성까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 투자처라는 이유로 불안한 중국 대신 일본에 베팅했던 국내 투자자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엔화 올들어서만 10% 급등…日증시도 `널뛰기`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해 6월24일 2만952.71로 최근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2월12일 1만4865.77까지 곤두박질쳤다. 8개월여만에 30% 가까이 급락했지만 이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한채 하루 7% 급등한 뒤 다음달 5%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닛케이225지수는 2월 1만4000선에서 불과 두 달여만에 20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1만6900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일본 증시 변동성이 심화된 가장 큰 이유는 엔화 환율이다. 최근 들어 엔화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본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29일 121.1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에 연저점인 107.9엔까지 하락했다. 최근 이보다는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엔화의 달러대비 절상률은 연초대비 10%에 이른다. 대외자금 유입과 정책 신뢰도 약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엔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엔화 강세는 일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수밖에 없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연기로 달러인덱스가 95포인트 이하로 낮아진 상황에서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투기적 포지션이 증가하고 있다”며 “투기성 자금이 최근 5년래 최대 규모로 엔화 강세에 베팅하고 있어 엔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日주식펀드 12%이상 손실…ELS도 녹인 걱정

상황이 이렇게되자 일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증시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선진국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일본은 그 중 대표적인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며 자금을 흡수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주식형펀드로는 총 726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유럽(1조5149억원)에 이어서 해외주식형펀드 중 두번째로 큰 자금 유입 규모였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일본 주식형펀드에서는 85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되며 해외 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수익률 부진도 두드러진다. 연초이후 일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12.48%로 해외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인 -5.97%보다도 부진한 것은 물론 중국 주식형펀드(-10.23%)보다도 떨어지는 성적을 내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녹인(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홍콩 H지수 사태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이 주춤해지면서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발행된 ELS 중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7865억원이었다. 지난해 5월 28억원에 불과했던 닛케이225지수 기초자산 ELS 발행규모는 8월 중국 증시 폭락 사태 직후인 9월 1551억원으로 급증했다.

아직까지 일본증시 급등락으로 인해 녹인(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는 없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손실을 보는 스텝다운형 ELS 중 녹인 가격이 가장 높은 상품은 하나금융투자 ‘H&D증권(ELS)5656’이다. 다만 녹인 가격이 12505.18에 설정돼있어 아직은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7년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사태를 겪으면서 펀드에서 손실을 본 고객들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최근 변동성 확대로 일본 투자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며 “일본과 관련된 상품에 대한 투자금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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