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ELS사건인데`..법원 판결 180도 다른 이유는?

- 시세조종 유인 있었느냐 여부가 중요 판단기준
- 주식 매도 형태도 고려 대상

[이데일리 성세희 민재용 기자] 대법원이 지난 한달 간 주가연계증권(ELS) 손해배상 소송에서 엇갈린 판결을 내놔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똑같은 주식 매도 행위였더라도 금융사가 시세를 조종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었는지가 시세조종과 정상거래를 나누는 중요 판단 기준이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4일 삼성새마을금고가 프랑스계 금융기관인 BNP파리바를 상대로 낸 상환금 청구 소송에서 “BNP파리바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반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용덕)은 이날 김모(61)씨 등 25명이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상환원리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도이치은행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두 사건의 외형은 비슷하다. ELS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가 위험을 줄일 목적으로 외국계 금융사와 백투백헤지(back to back hedge)로 스왑 계약을 체결하고, 외국계 금융사는 ELS를 계약조건에 따라 매입했다.

백투백헤지는 금융 상품 발행사가 동일한 상품을 다른 회사에 팔아서 실질적인 상환책임을 상대방에게 떠 넘기는 금융 기법이다. 또 스왑은 둘 이상의 금융기관이 사전에 정해진 가격과 기간에 유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려고 서로 부채를 교환해 위험을 피하려는 금융 기법이다.

문제는 ELS를 사들인 외국 금융기관들이 만기기준일에 ELS 기준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벌어졌다. ELS는 기준 주식이 일정 가격을 넘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상환할 금액이 줄어들 게 설계돼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매도 행위에 기준 주식 주가가 떨어지게 됐고 이로 인해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BNP파리바의 매도 행위는 정상적이라고 봤지만 도이치은행의 매도 행위는 시세조종행위라고 봤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개인 투자자 김모(62)씨가 BNP파리바와 신영증권(001720)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BNP파리바 손을 들어줬다.

외형이 같은 사건에 대해 법원의 판단이 갈린 것은 시세조종 유인이 있었냐 여부다. 지난 10일 판결한 BNP파리바 사건의 경우 조기 상환기준일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즉 이후의 상환기일(총 5회)에도 기준주식이 정해진 가격을 넘으면 투자자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도이치 은행의 경우 이번 만기일이 마지막으로 도이치은행이 시세조종에 가담할 유인이 크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주식 매매형태도 고려 대상이었다. 도이치은행의 경우 기준 주식이 정해진 가격을 넘어설때마다 반복적으로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한 점이 시세조종 혐의로 인정됐다.반면 BNP파리바의 경우 대부분 시장가 또는 상환기준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해 시세조종 혐의를 벗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시간대, 수량, 매도호가, 매도관여율과 같은 요소가 시세조종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요건이 된다”며 “외형은 같은 사건이었지만 매도 행위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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