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불완전판매 판치는 ELS, 뒷짐 진 금융당국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H지수(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공포를 일으키고 있는 ELS는 변동성에 기댄 대표적인 상품이다. 변동성이 클수록 투자자의 손실 위험은 커지지만 금융사로선 기대 수익률을 높여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변동성이 큰 H지수를 기초로 한 ELS를 쏟아낸 이유다. 최근 H지수가 7년 만에 장중 8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H지수가 바탕이 된 ELS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원금을 까먹진 않을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투자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에게 있다는 기본 원칙을 떠올리면 웬 소란이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린 금융사들이 정작 소비자가 떠안을 위험에 대해 어물쩍 넘기는 식의 영업을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부터 은행에선 예·적금 대신 ELS 팔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부 은행들의 ELS 판매실적(상반기 기준)은 1년 전보다 100% 넘게 뛰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를 상대로 한 투자성향 평가는 현장에선 형식적인 과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3등급(중립) 고객에게 1~2등급 고위험 상품을 아무렇지 않게 권유한다. 은행으로선 투자확인서에 서명만 받으면 상품 판매에 따른 어떤 법적 책임도 지지 않다 보니 복잡하게 설계된 상품 구조를 설명하는데 공을 들이지 않는다. 지난해 8월 기자가 시중은행을 둘러봤을 당시의 풍경들이다.

당시에도 ELS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자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의 ELS 판매실태에 대해 전면 점검에 나서기로 했지만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최근 다시 ELS가 문제가 되자 당국은 부랴부랴 “당장 손실이 나는 것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내놓은 대책은 당시와 다른 게 없다. ELS 판매채널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만 밝힐 뿐 정작 현장에서 이뤄지는 불완전판매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빠져 있다.

이번 ELS 사태를 보며 3년 전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막대한 피해자를 낳은 ‘동양사태’를 떠올리는 건 지나친 걱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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