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하락에 ELS 2兆 녹인 진입…당국 "손실 확정은 아냐"

- H지수 ELS 잔액 37조원
- 당국 "증권사 건전성 영향 없어…NCR 487% 안정권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급락하면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관련 ELS 발행 잔액이 3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H지수가 8000선 밑으로 내려가면 2조원 규모의 ELS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간다고 추산했다.

금융위원회 21일 관계자는 “최근 H지수가 급락하면서 일부 E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들어갔다”면서도 “이것이 곧바로 투자자가 손실을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다수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녹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일정 지수까지 회복하면 기존에 약정된 수익을 보장받는 구조”라며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 가운데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만기 전에 지수가 회복하면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H지수의 평균 지수대는 1만858.97포인트로 현재 수준에서 30%가량 회복하면 실제 손실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혼란이 올 수 있다며 H지수 하락 상황을 고려한 ELS의 자세한 구간별 녹인 예상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또 국내 증권사의 건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486.7%로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150%를 크게 웃돌고 있다. 다만 지난해 10월 증권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일부 증권사는 담보물 처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조자산의 급격한 변동으로 주요 헤지 수단인 H지수 선물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증권사가 손실을 보게 되더라도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상으로는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헤지 자산이 실제로 적정하게 운용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아울러 증권사와 은행 등에서 ELS를 판매할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을 투자자에게 충분히 알렸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설명과 달리 금융투자업계는 H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을 때 환매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다음 H지수가 7500선까지 내려가면 1조6300억원 규모의 ELS가, 7000선으로 하락하면 2조2700억원 규모의 ELS녹인 구간에간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H지수가 7000선까지 내려가 장기간 회복하지 못하면 수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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