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타이밍도, 방식도 아쉬웠던 ELS 규제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최근 시장에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둘러싼 자율 규제 논란이 뜨겁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증권사 임원들은 최근 H지수 ELS를 직전월 상환금액만큼만 신규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에 합의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대한 규제 이야기가 처음 나왔던 것은 지난 8월이다. 지나친 쏠림 현상 때문이다. 6월 말 기준으로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 잔액은 36조3000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의 38.5%를 차지했다.

ELS는 금융투자 상품 중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다. 실질적으로는 원금 손실 위험이 상당하지만 일반적으로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돼있기 때문이다. 그중 인기가 높은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이 중단됐으니 투자자들의 불만이 들끓을 수밖에 없다. 업계가 최근 들어 다시 슬금슬금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을 재개하는 가장 큰 이유도 고객 수요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다른 위험성 높은 투자상품을 두고 유독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는 것도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일이다. H지수는 최근 폭락 수준의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고 지나친 쏠림 현상으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투자자들에게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업계와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은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는 타이밍 때문이다. H지수는 최근 수개월간 큰 폭의 조정을 받았고 추가 폭락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H지수가 다른 지수보다 기초자산으로 안전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진작 했어야 할 규제를 뒤늦게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말 뿐인 ‘자율 규제’도 문제다. 금융당국의 규제 방안 확정이 예정보다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업계가 마련한 자율 규제 방안을 번번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말만 자율이지 사실상 강제적인 규제조치인 셈이다.

투자 판단은 개인의 자유지만 특정 투자상품에 대한 위험성이 지나치게 커진다면 정부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허울 뿐인 자율이나 한 박자 낮은 규제로 시장의 자율성과 투자자의 투자 선택 다양화를 방해하게 된다면 결국 돌아올 것은 투자자의 외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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