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허울뿐인 자율`에 차일피일하는 ELS대책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금융당국의 으름짱에 지난 9월 한 달간 자취를 감췄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이하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다시 등장했다. 중국 증시는 계속 불안하고 홍콩 선물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 증권사들의 ELS 헤지 물량은 여전하다.

지난 8월말 금융당국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쏠림이 지나치다”며 업계 자율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당국은 ‘자율’이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시급하다던 ELS 대응방안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그동안 ELS가 증권사 수익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터라 개별 증권사들은 애가 탄다. 실제 지난 6월 8조4000억원에 달하던 월 발행액은 9월 3조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9월에는 서로 눈치보며 발행을 자제했지만 더 이상은 힘들다며 하나 둘씩 발행을 재개하고 있다.

사실 업계는 이미 ELS 대책은 자율적으로 마련했다. 다만 아직까지 확정, 공개되지 않는 까닭은 금융당국의 반대 때문이다. 업계는 6월말 기준 38.5%에 달하는 H지수 ELS 발행 비중을 3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신규 발행은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요가 계속 있는데 발행을 중단하면 시장원리를 거스를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반드시 생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이미 경고선을 넘은 홍콩 선물시장내 미결제약정을 줄이려면 신규 발행 제한 말곤 답이 없다는 판단이다. 누적 ELS 발행잔액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상환액이 줄어들지 않는 한 신규 발행을 줄여야 하는데 홍콩지수가 하락하면서 조기상환 규모가 적어져 누적 발행량이 생각만큼 줄지 않고 있어서다. 당분간 시장원리를 거스르더라도 신규 발행을 제한해서라도 불안정성을 낮추겠다는 게 최우선 목표다.

정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겉으로만 자율을 운운할 뿐 자신들이 원하는 대안을 받아들기 전까지 거부권만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체제 이후 금융당국은 `규제 혁파`를 천명하고 있다. 규제 일변도의 감독문화를 쇄신해 강압적인 검사 관행을 없애겠다고 했다. 시장친화적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규제와 제재가 존재 이유인 금감원에 시장친화나 자율이라는 원칙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듯하다.

명실상부한 자율을 허용하든, 그렇지 않다면 과거처럼 분명한 기준을 정해주든 명확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 홍콩 증권당국은 한국 증권사의 ELS 선물을 받아주는 바클레이즈 등과 같은 선물중개업자(FCM)들에게 한국 물량을 되도록이면 받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국이 자율과 강제 사이에서 줄타기하면서 대책을 차일피일 늦추는 사이 투자자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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