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 심하다" 당국 한마디에…홍콩H주 ELS `씨 말랐다`

- 감독당국 "쏠림" 지적에 ELS 발행 사실상 중단
- 금투협회 "조만간 ELS 운용지침도 만들 것"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증권사들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사실상 중단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말 “H지수 쏠림이 지나치다”고 경고한지 2주일만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조만간 시장차원에서의 H지수 ELS 발행지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LS 발행잔액이 가장 많은 KDB대우증권(006800)은 오는 11일부터 발행하는 모든 지수형 ELS에서 H지수를 제외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기간은 다음주 한주간이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대우증권 다음으로 ELS 발행량이 많은 NH투자증권은 9일부터 H지수 ELS 발행을 중단했고 미래에셋증권(037620)과 삼성증권(016360),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부터 H지수 ELS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전체 ELS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H지수는 한국시장에서 당분간 사라지게 됐다.

◇지난주 두차례 회의…자제 공감대 형성

금융당국이 판매중단을 경고한 지 일주일도 안된 지난 2일과 4일 전 증권사 담당자들이 모였다. 보통 당국에서 ‘하지 말라’고 하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입이 튀어 나오기 바빴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게 참석자들의 말이다.

계속되는 중국증시 폭락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과도하다는데 대부분이 공감했다. 특히 헤지를 위한 미결제약정 물량이 홍콩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을 만큼 커졌고, 실제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홍콩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H지수 선물옵션 보유한도가 다 찼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은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H지수 ELS를 발행했는데 홍콩시장이 폭락하면서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개별 증권사별 발행 일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정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ELS 운용지침 나올 듯

하지만 전면적인 발행 중단이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아예 ELS 발행을 멈추면 또다른 부작용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하락할 때 ELS를 신규 발행하면 자체적인 분산효과가 생기는데 아예 중단해버리면 시장원리로 돌아가는 자정작용이 전혀 불가능하다. 증권사들이 발행 중단으로 헤지를 위해 들고 있던 선물 포지션을 청산한다면 추가 지수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극단적인 판매 중단은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정작용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라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전 증권사가 따를 수 있는 ELS 운용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정부와 협회 차원에서 제시하는 운영지침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발행자의 헤지운용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탄력적인 대안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주 두 차례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조만간 정부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오 본부장은 “투자자와 발행자, 발행량과 헤지물량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시장 차원에서의 지침을 조만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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